이 제품 좋긴 좋은데 … 사후 관리 잘 해주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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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2005년 인도에 진출한 산업용 로봇 업체 세명인디아는 현지 인력을 채용해 매년 2~3개월씩 한국에서 기술교육을 시켰다. 이렇게 양성한 관리 요원들은 현지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세명인디아 이성수(65) 회장은 “제품 구매 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게 사후관리 체계”라며 “과거 종합상사가 물건만 팔고 외면한 탓에 현지인들이 사후관리에 매우 민감하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또 현지에 복지재단을 세워 빈민가에 무료 급식을 제공하는 등의 활동으로 현지인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런 노력으로 2011년 2억원가량이던 수출액이 지난해 8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4일 발표한 ‘인도 시장 진출 10계명’ 보고서를 통해 이 업체를 “장기적인 신뢰구축과 사후관리까지 완벽히 현지화한 성공 사례”로 꼽았다. 보고서는 중국 다음으로 큰 내수시장인 인도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전략을 현지 진출 업체의 실제 사례를 통해 조사했다.

 보고서는 신뢰구축과 사후관리 현지화 이외에도 “원천기술을 보유한 제품으로 승부하라”고 조언했다. 인도 현지 업체들이 복제 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에 원천기술 없이는 순식간에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인도 제약산업이 세계적인 수준이기 때문에 제네릭(복제약)보다는 신약을 개발해 진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인도 기업들을 직접적으로 공략하기보단 한국 제품의 장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일본계 현지기업을 공략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신중한 합작투자 ▶적극적 영업전략 ▶거래 시 안전장치 확보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활용 ▶꼼꼼한 경영관리 ▶현지 대체인력 확보 등을 인도 진출 전략으로 꼽았다.

이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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