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대신 코치가 지휘 … 변칙 통한 KDB생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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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시즌 중 3대3 트레이드를 단행한 데 이어 ‘지휘권 교체’라는 보기 드문 승부수를 던진 KDB생명이 효과를 봤다. KDB생명은 3일 구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홈 경기에서 신한은행에 73-63으로 이겼다. 지난달 8일 신한은행과 3명씩 선수를 맞바꾼 KDB생명은 이후 4경기에서 3승1패를 거두며 실낱같은 준플레이오프행 희망을 살렸다. 10승(19패)째를 거둔 최하위(6위) KDB생명은 일단 남은 6경기를 모두 이기고 4위 KB국민은행(13승16패)과 5위 하나외환(10승18패)의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다.

 이날 KDB생명 벤치는 평소와 달랐다. 이옥자(61) 감독은 벤치에 앉아 경기를 지켜봤고, 이문규(57) 코치가 작전 지시를 했다. 김경철 KDB생명 사무국장은 “지난 1일 KB국민은행전 패배 후 구단과 코칭스태프 간 논의 끝에 남은 시즌 동안 이문규 코치가 지휘권을 잡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사무국장은 이어 “감독 경질이 아니다. 호칭은 그대로 유지하되 지휘권만 이옥자 감독에서 이문규 코치로 넘어갔다.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변화를 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KDB생명의 승부수가 통했다. 이 코치의 지휘 아래 KDB생명은 정신력으로 똘똘 뭉쳤다. 기존 멤버인 한채진(24점)과 신정자(12점·11리바운드)가 중심을 잡았고 신한은행에서 가세한 캐서린(14점)과 이연화(12점)가 뒤를 받쳤다.

 반면 올스타 휴식기 전 우리은행에 패한 신한은행은 트레이드 후에도 내리 세 경기를 내주며 4연패에 빠졌다. 하은주(2m2㎝)-로빈슨(1m93㎝) 트윈 타워가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KDB생명에서 온 조은주와 곽주영은 기존 선수들과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삼성생명은 용인 홈에서 KB국민은행을 67-62로 이겼다.

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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