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이야기] 앗, 명령 잘못하니 오줌싸개 로봇으로

중앙일보

입력

지난 시간까지 애완용 로봇의 감정.욕구.항상성 등에 대해서 알아봤어요.

오늘은 로봇이 이런 내부 상태에 따라 어떻게 행동을 선택하는지 알아보지요.

로봇이 행동을 취하게 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어요. '행동 기반 방식', '미리 계획해 주는 방식'과 '혼용 방식'이에요.

'행동 기반 방식'은 내부 상태에 대응되는 행동을 묶은 뒤 이들을 적절히 조합해 복잡한 행동을 만드는 거예요.

로봇의 눈앞에 공이 있다고 해요. 로봇이 놀고 싶고(욕구) 피곤하지 않으면(항상성) 공을 가지고 놀아요.

반대로 놀고 싶지 않거나 피곤하면 공을 거들떠 보지도 않지요.

'놀기'란 행동을 택한 경우라도 감정에 따라 다양한 방식을 선택할 수 있어요. 감정을 가진 로봇은 기쁠 때는 공과 함께 뛰면서 즐겁게 놀고, 화가 났을 때는 공을 툭툭 치면서 심술궂게 논답니다.

'미리 계획해 주는 방식'은 공학자가 미리 로봇에게 일어날 일을 입력해 놓는 거지요.

로봇이 잘 놀고 있다가도 정해진 시간이 되면 배고파하고 밤이 되면 졸린 듯한 행동을 보여주는 게 바로 계획된 행동이에요.

정해진 조건이 되면 자동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게 프로그램한 거랍니다. 하지만 실수로 계획을 잘못 한다면 로봇도 자다가 오줌을 쌀 수 있겠죠?

따라서 위 두 가지 방법의 장점을 모두 사용하기 위한 '혼용 방법'도 이용되고 있답니다.

어떤 자극에 대해 매번 똑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보다 상황에 따라 더욱 다양한 행동을 하는 애완용 로봇이 더 매력적이기 때문에 위와 같은 방법들이 이용되고 있는 거예요.

지금도 많은 로봇 공학자들은 좀 더 똘똘하고 생명력 있는 로봇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행동 선택 방법을 연구하고 있답니다.

김종환.KAIST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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