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없는 한컴…개인이 주식 98%이상 소유

중앙일보

입력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확실한 주인'이 없는 회사가 됐다.

한컴의 최대 주주였던 홍콩계 벤처캐피털 텔레콤벤처그룹(TVG)이 지난 27일과 28일 지분 6.57%(3백55만여주)를 모두 장내에서 매각한 때문이다. TVG는 28일 한컴에 e-메일을 보내 이를 통보하면서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면서 한컴을 제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컴의 1대 주주(8월 24일 기준)는 지분 0.82%(44만7천여주)를 갖고 있는 싱가포르계 증권회사인 비커스발라스가 됐으며, TVG와 같은 시기(99년 11월)에 투자한 일본계 히카리투신(0.68%.37만주)이 2대 주주가 됐다.

그러나 비커스발라스도 그동안 한컴 주식을 꾸준히 팔아온 것으로 알려진 데다, TVG가 매각한 한컴 주식이 대부분 개인투자자에게 넘어간 것으로 보여 현재 한컴의 주식은 98% 이상을 개인이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컴의 주가가 3천5백원선인 만큼 20억원만 있으면 50만주 이상을 확보해 한컴의 1대 주주가 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와 관련, 이 회사의 재무담당(CFO) 김진 상무는 "1대주주였던 TVG 역시 안정적인 지분을 갖고 있지 않았던 만큼 확실한 대주주의 필요성을 느껴 그동안 투자자를 물색해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선 당장 뚜렷한 대주주가 등장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벤처기업인 한컴은 '국민기업'임을 자부하며 토종 소프트웨어 업체로서의 입지를 굳혀 왔으나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이후 여러차례 대주주가 바뀌었다.

지난 10월에는 전하진 사장이 자회사인 네띠앙 대표로 자리를 옮겼으나 아직 후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김창규 기자 teenteen@joongang.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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