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위기 맞은 동양과 코리아텐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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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것인가.'

예전의 무기력한 모습을 벗어던지고 시즌 초반 프로농구 판세에 돌풍을 일으킨대구 동양과 여수 코리아텐더가 이제는 약발이 떨어진 듯 비틀거리고 있다.

동양은 첫 경기 패배 후 7연승의 무서운 상승세로 단독 선두로 부상했었고 코리아텐더는 개막전에서 지난 시즌 챔피언 삼성을 꺾는 등 올시즌 '최고 복병'으로 떠오른 팀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용병 농사'를 잘 지었다는 것.

동양은 1순위로 뽑은 마르커스 힉스와 라이언 페리먼이 득점과 수비, 리바운드등에서 최고의 활약을 했고 코리아텐더는 지난해 1순위로 선발한 마이클 매덕스와칼 보이드가 전력 상승에 앞장섰다.

특히 동양은 취약지구였던 포인트가드 자리를 재치있는 신인 김승현이 기대 이상으로 메우면서 시너지 효과까지 얻었고 코리아텐더 역시 루키 전형수의 가세가 힘이 됐다.

그러나 동양은 7연승 이후 갑자기 3연패의 부진에 빠져 인천 SK에 선두 자리를 내줬고 코리아텐더는 초반 2연승 이후 5할 승률을 유지하지 못하고 공동 5위(5승6패)에 머물러있다.

두 팀이 상승세를 이어나가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높은 용병 의존도를 꼽는다.

초반 강점이었던 용병이지만 이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공격 루트의 단순화를 가져왔을뿐 아니라 힉스 등 새 용병들도 경기를 거듭하며 서서히 단점이 드러나기존 강팀들이 대비책을 마련하기에 충분했다.

이 밖에도 눈에 띄기 시작한 급소가 많다.

동양은 견실한 플레이로 상승세의 밑거름이 됐던 전희철이 부상으로 빠져 조직력에 허점이 생겼고 어시스트 1위까지 올랐던 '겁없는 아이' 김승현도 이제는 경험부족을 노출하고 있다.

코리아텐더의 경우는 동양보다도 국내 선수들의 활약상이 떨어진다는 데 약점이 있고 포인트가드진도 용병들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 만큼의 역량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그러나 양팀의 감독들은 용병에 대한 집중 견제가 예상된 수순이라며 상위권 유지를 자신하고 있다.

서울 삼성 등 기존 강호들의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위기를 맞은 동양과 코리아텐더가 발빠르게 약점을 보완하고 판도 변화의 중심축으로 다시 부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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