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캐스터 한우경 'TV 내무반' 신고

중앙일보

입력

KBS '9시 뉴스'의 기상 캐스터 한우경(26) 씨는 '4%의 여인'으로 불린다.

독특한 패션 감각과 파격적인 진행으로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한 그녀가 화면에 등장하는 것만으로 4% 정도의 시청률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방송가에서 그녀의 기상 캐스터로서의 프로 정신은 정평이 나 있다. 단 1분30초의 방송을 위해 그녀는 하루 종일을 소비한다. 기상청 취재는 기본이고, 원고 작성.그래픽.배경 음악 선정까지 손수 한다. 의상 코디도 물론이다.

이렇게 저렇게 모은 우산만 30여개. 기온과 강수량, 강수 확률에 따라 입는 옷의 종류를 다 따로 정해 놓았다고 한다. 인터넷의 발달로 짐을 일부 덜긴 했지만,'족집게' 이상의 능력을 요구하는 날씨 진행자의 고충은 해본 사람만 안다며 웃는 한우경씨.

그녀는 지난 3년간 단 한번도 휴가를 자청한 적이 없는 프로 중의 프로다.

이런 그가 이번에 새 도전장을 내민다.오는 26일부터 KBS1 'TV 내무반 신고합니다'(월요일 저녁 7시30분) 의 MC를 맡은 것. 예비역.현역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장병들의 애환을 들어보는 프로다.

3년간 날씨 진행을 해오면서 시청자들과 가까워진 만큼 그것을 무기로 MC계도 평정하겠다는 야무진 포부를 밝혔다.

"다만 한가지 걱정되는 건 카메라와의 1대1 대화에서 탈피해 여러 사람과 어울려야 한다는 점이에요."

방송계 입문 때 교양프로 MC를 꼭 해보고 싶었다며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한우경씨.

하지만 주업인 날씨 진행자는 평생 가야 할 길이므로 이런 '변신'과 상충되지는 않을 거라고 말한다. 오히려 날씨에서 배운 철학이 방송 진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해가 바뀌면서 '철이 든다'고 하잖아요. 저는 사시사철의 변화를 통해 대자연의 거대함과 순수함을 깨달았어요. 편안하고, 정감 넘치는 진행자로 기억된다면 그건 자연이 가르쳐준 교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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