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찬 모임 새로운 스타 강사, 벽산 김재우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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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산이 망한다고요? 천만에요.앞으로 지어질 모든 건물에서 '벽산 인사이드'브랜드를 보게 될 겁니다"

건자재업체 ㈜벽산의 김재우(金在祐.57)사장은 21일 기업인 1백여명이 모인 가운데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표준협회 주최의 조찬강연에서 이렇게 호언장담했다. 강연 후 인터뷰를 위해 따로 만난 金사장은 "조찬 모임에 쫓아다니는 것도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金사장은 요즘 조찬 모임에서 가장 '뜨는' 경영인이다. 서두칠 전 한국전기초자 사장.서상록 전 삼미 부회장에 이어 경영인강사 스타 계보를 잇고 있다는 평이 나올 정도다.

金사장이 각광받게 된 것은 지난 8월 『누가 그래? 우리 회사가 망한다고』라는 책을 내면서부터. 외환위기 당시 만성 적자에다 유동성 위기까지 겹쳐 회생 가능성이라곤 없어 보였던 벽산을 어떻게 3년 만에 흑자 회사로 돌려놓을 수 있었는지를 듣기 위해 그가 나오는 강연회엔 기업인들이 몰려든다.

삼성물산 등에서 월급쟁이 생활을 한 金사장은 1998년 벽산의 사령탑을 맡았다. 그는 "취임 후 한 일은 온통 파괴작업뿐이었다"고 말했다. 복잡한 회사 조직을 사장 말이 구석구석 전파될 수 있도록 단순하게 바꿨다. 주력인 석고보드 공장은 프랑스 회사에 팔았다. 4천여 거래처를 우량고객 4백개만 남기고 정리했고, 직원도 절반 정도로 줄였다.

이쯤되니 사내외에서 원성이 높아졌다. 게다가 직원들이 상여금을 반납하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와중에 金사장은 사무환경을 웹환경으로 바꾼다며 돈을 '펑펑'썼다.

金사장은 "망하려고 작정한 게 아니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기업은 미래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이런 노력으로 지난해 2년 연속 30억원 흑자를 기록하자 회사에 파견됐던 은행관리단이 모두 가버렸다"고 덧붙였다.

간판상품인 석고보드가 없는 벽산의 미래 경쟁력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金사장은 "모든 건물에 필요한 단열재가 그 해답"이라며 "벽산의 단열재가 들어가면 안심이라는 분위기를 확산하는 것이 '벽산 인사이드'마케팅"이라고 말했다.

양선희 기자 sun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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