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17 겨냥" 중국이 만든 대형수송기 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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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윈-20’ 수송기

중국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대형 군 수송기 비행에 첫 성공했다. 이에 따라 중국 인민해방군의 해외 작전 범위가 현재보다 2배로 확대되고 관련 기술의 산업경쟁력 파급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국방부는 26일 대형 군 수송기인 ‘윈(運)-20’이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의 옌량(閻良) 기지에서 이륙해 젠(殲)-15기 전투기의 호위 아래 한 시간 동안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윈-20은 최대 이륙중량 220t, 최대 적재중량 66t, 항속거리 7800㎞(베이징~하와이), 최고속도 시속 700㎞다. 또 동체 길이 47m, 날개 길이 45m, 높이 15m다.

 중국 군사과학원 최근 분석에 따르면 대양과 대륙을 무대로 군사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수송기의 최대 이륙 적재중량이 150t, 수송기 무게를 뺀 최대적재 중량은 40t, 정상적재 후 항속거리가 4000㎞를 넘어야 한다. 중국이 현재 운용 중인 윈-8 군 수송기의 경우 1975년 개발 이후 30개 개량형이 개발됐고, 항속거리는 5620㎞로 기준을 충족했다. 하지만 최대 이륙중량이 61t, 최대 적재중량이 20t에 불과해 대륙을 넘나드는 종합적인 군 작전 수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은 이 같은 수송전략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그동안 러시아산 대형 수송기 구매를 추진했으나 러시아가 대량판매를 꺼려 최소한 만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사과학원은 또 윈-20 비행성공으로 중국은 앞으로 해외 군사작전 반경이 지금보다 최소한 두 배 이상 넓어지고 향후 대형 공중급유기와 조기경보기를 수송기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윈-20은 대형 수송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로 평가되는 미국의 C-17을 겨냥해 개발됐다. 차오량(喬良) 공군 소장은 “윈-20은 미국의 C-17 수송기와 러시아의 IL-76 수송기의 장점을 가려내 설계했기 때문에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송기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윈-20의 경우 군 수송기의 기본 임무 외에 조기경보와 공중급유, 각종 전자특수전 지휘부로 활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고 중국 국방부는 밝혔다.

 산업계 파급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군사전문가인 두원룽(杜文龍)은 26일 신경보(新京報) 등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형 수송기의 핵심 기술인 소재와 엔진, 그리고 설계가 산업계로 이전될 경우 각종 제품의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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