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여중생 임정화 한국을 들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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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역도의 기대주 임정화(14.대구경상중3)가 마침내 한국 신기록을 수립했다.

만 14세11개월에 불과한 임선수는 지난 2월 최연소 국가대표(14세2개월)에 뽑히는 영광에 이어 최연소 한국기록 보유자(종전 전병관.15세5개월)라는 영예까지 함께 품에 안았다.

임선수가 20일 올림픽 역도경기장에서 벌어진 전국중등부역도경기대회 여자 53㎏급 인상에서 88㎏을 들어 '주부역사' 최명식(30.서울시청)이 지난 4월 전국춘계대회 때 세운 한국기록(87.5㎏)을 0.5㎏ 늘렸다.

인상 1차 시기에서 부담없이 75㎏을 들며 호흡을 가다듬은 임선수는 2차 시기에서 자신의 한국 주니어기록과 같은 82.5㎏을 거뜬히 들었다. 이어 3차 시기에서 한국 신기록인 88㎏에 도전해 제한시간 1초를 남기고 바벨을 들어올려 1928년 한국에 역도가 도입된 이래 중학생으로서는 최초로 한국 신기록을 수립했다.

임정화의 신기록 행진은 인상에서 그치지 않았다.

용상 1차 시기에서 95㎏을 가볍게 들어올린 임선수는 2차 시기에서 자신을 전담지도하고 있는 전병관 코치가 1백2.5㎏을 신청하자 되레 "1백8.5㎏으로 올려달라"고 말했다. 1백8.5㎏은 최명식이 지난 3월 동아시아대회 대표선발전에서 세운 한국기록 1백8㎏을 0.5㎏ 능가하는 기록이다.

여유있는 모습으로 단상에 올라간 임선수는 1백8.5㎏을 거뜬히 들어 올리며 한국신기록 한 개를 추가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임선수는 3차 시기에서 1백10㎏에 도전했으나 아깝게 실패했다.

임선수는 인상 88㎏.용상 1백8.5㎏으로 합계 기록에서도 최명식의 한국기록인 1백95㎏을 1.5㎏ 넘어선 1백96.5㎏이 됐지만 합계기록은 2.5㎏의 배수만 인정한다는 대회 규정에 따라 1백95㎏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 역시 한국 타이기록이었다. 임선수는 오전 체중 계량 과정에서 0.2㎏을 초과하는 바람에 급히 땀을 빼며 체중 감량 등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으나 정신력으로 이를 극복하며 값진 기록을 수립했다.

기록 수립 후 임정화는 "부담을 갖고 경기를 시작했는데 (인상에서)나도 모르는 사이에 바벨이 머리 위로 올라가 있었다"며 "더욱 열심히 노력해 내년 봄에 열릴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대표 선발전 때 꼭 출전권을 따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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