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삼총사' 홍콩 액션으로 각색

중앙일보

입력

땅을 가르고 하늘을 나는 액션을 구현했던 홍콩 무술감독들의 활약이 구미 영화계에서 주목받고 있다.'매트릭스'에서 시작해 '와호장룡'과 '미녀삼총사'까지,홍콩 출신의 무술감독들이 참여한 화제작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퓨전영화'란 용어까지 등장했다. 주로 서양의 영화제작 기술에 동양의 무협을 접목한 액션영화를 가리킨다.

최근의 사례로는 지난 여름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청룽(成龍) 주연의 '러시아워2'를 들 수 있다. 알렉산더 뒤마의 원작소설 '삼총사'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머스킷티어'도 그런 범주에 든다.

이번엔 무대를 아예 17세기 프랑스로 옮겼다. 프랑스의 역사, 할리우드의 기술,홍콩의 무협 등이 한데 모인 것.

그러나 '머스킷티어'는 맛있는 비빔밥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지난 9월 둘째 주 미국에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지만 한국 관객에겐 특별히 새로운 게 없어 보인다.

'황비홍'시리즈에서 무술팀 조련을 맡은 친친치앙이 무술감독을 맡아 유연하고 부드러운 동양식 액션을 일곱대의 첨단 카메라로 담아냈지만 우리들에게 익숙한 홍콩영화 장면들과 큰 차이가 없다.

주인공 달타냥(저스틴 챔버스) 이 총사대가 되기 위해 파리로 가는 도중에 악당들과 술통을 던지며 싸우는 액션과 영화 마지막에서 사다리를 이용해 극악무도한 페브르(팀 로스) 와 아슬아슬하게 맞붙는 장면 등이 눈에 뛸 뿐 드라마적 완성도는 그다지 기대할 게 없다.

명배우 카트린 드뇌브가 프랑스 왕비로 나온다.'엔드 오브 데이즈'의 피터 하이엠스 감독. 12세 관람가. 16일 개봉.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