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영산강 287㎞ … 자전거길로 만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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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이면 ‘남도의 젖줄’인 섬진강과 영산강 주변의 풍광을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감상할 수 있게 된다.

 전남도는 광양시 배알도해수욕장에서 전북 임실군 섬진강댐에 이르는 총 154㎞ 구간에 섬진강 자전거길을 4월에 개통한다고 13일 밝혔다. 이 길이 뚫리면 섬진강변과 지리산 권역의 아름다운 자연풍광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자연체감형 자전거도로 조성을 목표로 행정안전부가 2009년 12월 공사를 시작했다. 구간 전체에 폭 3m 이상의 길을 내고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를 깔고 있다.

 노선 곳곳에는 다양한 이야기 거리와 볼거리, 즐길 거리를 만들어 자전거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꾸민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꼽히는 섬진강변 도로에 명품 자전거 코스가 더해지는 것이다.

 지금도 섬진강변에는 ‘섬진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만든 자전거길 46㎞가 있다. 하지만 단절된 구간이 많은 데다 구례∼광양 구간은 861번 지방도를 이용해야 하는 등 설계상 문제점이 많았다. 자전거 도로가 끊긴 구간은 차량이 다니는 도로를 함께 이용하거나 우회를 해야 해 사고 위험성도 높았다.

 이에 섬진강 변을 따라 108㎞의 자전거길을 새로 뚫어 기존 구간과 연결했다. 단절 구간을 모두 자전거길로 이어 여행의 만족도와 안전성을 높이고 쉼터 등 편의시설도 대폭 보강한다.

 수달 서식지가 있는 구례군 일대 제방 길은 환경 보존을 위해 콘크리트 포장 대신 흙길이나 잔디길로 조성한다. 차량이 다니는 기존 도로도 자전거길과 어울리도록 정비해 친환경적인 경관도로로 거듭나게 된다. 1년 내내 꽃이 피는 ‘4계절 꽃길’과 가지가 무성한 가로수 사이를 내달리는 경험은 자전거 애호가들에게 색다른 감흥을 선사한다.

 섬진강 자전거길이 완공되면 섬진강과 영산강이 모두 자전거길로 연결된다. 지난해 4월 개통된 영산강 자전거길과 이어짐으로써 총 연장 313㎞의 횡단 종주 노선을 형성한다.

 행정안전부는 두 구간을 연결하기 위해 순창~담양 26㎞ 구간에 새로 자전거길을 냈다. 이 길을 타면 광양을 출발해 구례~곡성~순창~담양~광주를 거쳐 목포까지 245㎞를 자전거로 쭉 달릴 수 있다. 섬진강과 영산강을 배경으로 펼쳐진 남도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전거를 타고 구석구석 감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앞서 뚫린 총 133㎞의 영산강 자전거길은 담양에서 광주~나주~목포를 잇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선정한 ‘자전거길 20선’에 담양 메타세쿼이아길 구간과 나주 영상테마파크 구간 등 5개 구간이 포함될 정도로 명품 하이킹 코스로 자리 잡았다.

 윤진보 전라남도 건설방재국장은 “섬진강 자전거길은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섬진강의 풍광과 자연, 인근의 역사와 문화 등을 모두 품고 있다”며 “영산강과 연결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전거길을 조성함으로써 테마형 관광자원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섬진강(蟾津江)=전북 남동부에서 전남 북동부까지 212㎞에 걸쳐 흐르는 강. 전북 진안군과 장수군의 경계인 팔공산(八公山)에서 발원해 임실군과 곡성읍, 하동군을 거쳐 광양만으로 흘러들어간다. 강둑을 따라 펼쳐진 수려한 경관 속에 벚꽃과 매화꽃 등이 장관을 이뤄 드라이브나 하이킹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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