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겪는 조선·철강·건설 기업 … 고용 유지하면서 구조조정 모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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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전경련 회장(오른쪽)이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올 첫 회장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회장단은 적극적 투자에 나서 줄 것을 강조했다. 왼쪽은 박영주 전경련 부회장(이건산업 회장). [사진 전경련]

대기업이 소비자와 근로자·협력업체에 대해 지켜야 할 사항을 정하고, 이를 어기면 자율 규제를 하는 ‘기업경영헌장’이 만들어진다. 또 불황을 겪고 있는 조선·철강·건설 분야 기업이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고용은 유지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올해 투자는 고용효과가 큰 산업에 우선순위를 두기로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올해 첫 회장단 회의를 하고 이같이 밝혔다. 회장단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저성장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회의에서는 경기가 어렵지만 기업이 투자를 해야 경제도 살고, 기업도 성장할 수 있다는 의견이 주로 나왔다. 회장단은 발표문을 통해 “고용 유발효과가 높은 산업에 대한 투자를 우선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4대 그룹의 투자액은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본지 1월 9일자 b1면>

 조선과 철강·건설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기업은 고용 유지방안을 찾기로 했다. 고용 유지는 ‘정부 협의’를 전제로 한 만큼 재계와 정부가 부담을 나누는 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기업이 노조와 협의해 임금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고용을 유지하고, 정부는 일시적 정책자금과 세제 지원 등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 달라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얼마 전 전경련을 방문해 “인위적 구조조정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에 화답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전경련은 또 기업의 윤리경영,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확대는 박 당선인이 강조해 온 사안이다. 이승철 전경련 전무는 "이를 위해 기업경영헌장을 만들고 전경련 윤리경영위원회를 확대 개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간 3조원을 넘어선 기업 사회공헌 활동도 규모와 폭을 넓히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과 이준용 대림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강덕수 STX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김윤 삼양 회장, 류진 풍산 회장,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등 9명이 참석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 등 4대 그룹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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