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문희준 힘겨루기에 팬울상

중앙일보

입력

유승준, 문희준 두 스타의 힘겨루기와 미숙한 공연진행에 팬들만 울상을 지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28일 오후7시 서울여의도 한강 시민공원에서 열린 '청소년 마약퇴치 익사이팅 콘서트' 무대의 캐스팅 실수에서 비롯됐다.

'청소년 마약퇴치…' 콘서트는 최고의 가수들이 한 데 모여 마약의 유혹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고 건전한 놀이문화를 정착시키자는 취지에서 열린 공연.

평소 좋아하는 가수의 모습을 보기위해 팬들이 공연시작 수 시간 전부터 시민공원에 모여들었음은 물론이다.

순조롭던 공연은 막바지에 이르며 삐걱대기 시작했다. 무대에 도착한 유승준과 문희준이 서로 자신이 대미를 장식하는 '엔딩무대'에 서는 줄 알고 있던 것.

두 가수 다 공연섭외 당시 연출진으로부터 출연순서에 대해 구두 약속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합동콘서트의 경우 '엔딩무대'는 그 공연의 '주연'으로 인식될 만큼 두 사람에겐 자존심이 달린 문제.

유승준은 당일 진행사항을 미리 기록한 큐시트에 따라 자신이 엔딩무대에 서야한다고 주장했고, 문희준 역시 섭외 당시 행사주최인 MBC 외주제작부와의 구두약속을 이유로 양보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순서를 번복하는 등 소동끝에 엔딩무대에 설 수 없게된 문희준은 그냥 공연장을 떠났고, 유승준이 마지막 공연을 펼쳤다. 하지만 사태는 이것으로 마무리되지 않았다.

최근 솔로앨범을 발표하고 정력적으로 활동을 개시한 문희준을 보기위해 모여든 팬들은 끝까지 좋아하는 가수가 등장하지 않자 흥분상태에 도달았고, 급기야 의자를 집어던지는 등 일촉즉발의 위기상황까지 번졌다.

결국 팬들 스스로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며 사태는 진정됐고, 어지러진 관람석을 끝까지 남아서 정리하는 일부 팬들도 있었다.

큰 사고 없이 상황은 종료되었지만 두 가수가 끝내 발휘하지 못한 '양보의 미덕'과 주최측의 매끄러운 기지가 아쉬운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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