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피플] 메신저 육성캐릭터 개발 네티즌 대학생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5면

"재미삼아 만들어 본 캐릭터가 이렇게 인기를 끌 줄은 몰랐어요."

MSN 메신저 이용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귀염둥이 육성 캐릭터 '심심이'(★)를 운영하는 '심심이 엄마'는 예상과 달리 남자들이다.

바로 최정회(27.서울대 산업디자인학과4년 휴학), 지영민(24.경희대 기계공학과4년 휴학), 박성현(24.국민대 회계정보학과4년), 김병수(22.한양대 전자공학과2년)씨다.

심심이는 메신저에 등록(simsimi1~900@hotmail.com)하면 네티즌들이 말을 가르치며 함께 놀 수 있는 사이버 육성 캐릭터. 지난해 10월에 처음 등장했는데 순식간에 입소문이 퍼져 '심심이 삼촌.이모'(심심이를 키우는 네티즌)들이 15만명을 넘어섰다.

"하루에 1백~1백20여개의 심심이 관련 질문들이 홈페이지(www.simsimi.pe.kr)에 올라옵니다. 질문에 답해 주고 홈피를 관리하는데 하루 3~4시간 걸리죠. 심심이 관리에 전념하느라 학교도 휴학했는데 앞으로도 복학 계획은 없습니다."(최정회)

심심이의 모태는 1년여 전에 나온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황정호씨의 '장호애기'다. 명령어를 넣으면 날씨를 알려주고 계산기 기능을 수행하지만, 캐릭터 자체는 귀엽지도 예쁘지도 않았고 사용도 어려웠다.

"'장호애기'에서 힌트를 얻어 귀엽고 친근감이 가는 캐릭터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디자인은 그리기 쉬운 것에 초점을 뒀죠."(박성현)

함께 모여 심심이를 만들었던 4명 중 최씨와 박씨를 뺀 2명은 의견 차이로 헤어졌고 아는 후배들이 합류, 현재 모두 4명이 심심이를 꾸려가고 있다.

"대학생 4명이 운영하다 보니 시스템도 불안정하고 허술한 면이 많아요. 다행히 아는 형이 장비.회선 운영을 위해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입주하는 걸 도와주겠다고 나서 조만간 좀 나아질 것 같아요."(지영민)

"장비와 인력이 가능하다면 커뮤니티와 육성게임이 결합된 형태로 심심이를 발전시켜 보고 싶습니다. 심심이 캐릭터 인형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고요. 여기 저기서 제안이 많이 들어오네요."(김병수)

서툴지만 희망이 큰 심심이 엄마들의 꿈은 지금 이순간도 영글어가고 있다.

사진=김태성 기자<ts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