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한국시장서 '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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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의 휴대폰 제조업체인 모토로라가 국내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세계 시장점유율 13.2%를 차지한 모토로라는 1위 업체인 노키아와함께 세계 휴대폰시장 2강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업체다.

최근에는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중국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시장에 외국업체로서는 유일하게 휴대폰 공급후보군으로 선정되는 등 아시아 시장 공략도 가속화하고 있다.

하지만 휴대폰업계에서는 삼척동자라도 알만한 세계적 업체가 유독 한국시장에서만은 낮은 시장점유율, 애프터서비스 취약 등의 문제점으로 인해 계속해서 `쓴맛'을 보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국내 시장점유율이 매달 10% 안팎에 머물러 75%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토종업체에 크게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 올 상반기부터는 세계 1위업체인 노키아마저 국내시장에 진출해 10%선의 체면유지에도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최근에는 그동안 모토로라 최대의 취약점으로 지적됐던 애프터서비스 부문의 결점이 소비자단체의 조사를 통해 드러나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지난 7월 발표된 한국소비자연맹의 휴대폰 관련 소비자 고발내역 집계결과 ▲수리기일 미준수 ▲제품 하자를 소비자 잘못으로 전가 ▲지나친 수리비 요구 등의 사례 등에서 모토로라는 전체 고발건수 중 30%(68건)로 1위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떠안았기 때문이다.

당시 소비자연맹측은 모토로라 제품에 대한 불만이 많이 접수된 것은 국내 업체보다 상대적으로 품질관리나 애프터서비스가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모토로라는 이후 애프터서비스 개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해명해왔지만 홈페이지에 접수되는 소비자들의 불만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게 한국소비자연맹의 설명이다.

한국소비자연맹 고발상담실 나경실 실장은 "고발내역을 발표한 이후 3달동안에도 서울에서만 불만사례가 43건이 접수돼 총 접수건수의 30%를 차지했다"며 "불만사항도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일부 모델이 내부 결함 때문에 무상점검 및 수리절차에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제품 이미지에 손상을 입고 있다는 지적이다.

모토로라의 국내법인인 모토로라 코리아는 전원과 송.수신 불량 때문에 `V8260'과 `V8261' 기종에 대해 무상점검을 통해 배터리교체, 일부 부품 업그레이드 조치를 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모토로라 코리아측은 `소비자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11월까지 소비자가 원할 경우 무상점검 및 수리해주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소비자단체에서는 `제품에 이상이 없다면 왜 무상으로 수리를 해주고 배터리까지 교체해주겠느냐'며 모토로라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 생활안전팀 이정구 과장은 "소비자들로부터 제품에 대한 불만제기가 잇따라 모토로라측에 원인규명을 요청했더니 `배터리불량 및 메인보드 일부부품의 접촉이상'을 시인했다"며 "이후 자진 시정을 권고하자 수용의사를 전해왔다"며 무상점검.수리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 모토로라 코리아 관계자는 "앞으로 제품개선 및 애프터서비스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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