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김영기(40·중앙119구조단) 소방위는 사고 현장에 출동할 때마다 자신을 다잡는 말이 있다. ‘뒤로 물러설 곳도 없고, 물러설 수도 없다.’
시각을 다투는 다급한 현장에서 한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16년간 이렇게 애써왔다. 올 9월 구미 불산 사고 현장에 선발조로 투입된 그는 불산 누출 탱크에 최초로 접근해 밸브를 차단했다. 불산 가스가 계속 분출하면서 현장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이틀 동안 포기 않고 수색해 얻은 성과였다.
지난해 3월에는 후쿠시마 대지진 구조활동을 위해 일본 센다이로 갔다. 쓰나미가 지나간 뒤 폐허가 된 도시에서 9박10일간 구조활동을 펼쳤다. 원자력 발전소 사고까지 겹쳐 방사선 누출 우려가 컸던, 위험한 현장이었지만 그는 몸을 사리지 않았다.
이런 활약을 한 김 소방위가 올 최고의 소방영웅상을 받았다. 지난 13일 서울 서대문 소방서에서 열린 에쓰오일 주최 ‘2012 소방영웅 시상식’에서다. 김 소방위 포함, 8명이 올해의 소방영웅상을 받았다. 김 소방위는 상패와 포상금 2000만원을, 영웅 소방관으로 뽑힌 정창식·최주일·송호민·김형섭 지방소방장과 김오주·엄정중·진위경 지방소방위는 상패와 포상금 1000만원을 받았다.
김 소방위는 “구조활동을 하면서 위험한 순간도 많지만 소중한 생명을 구했을 때 보람이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사장은 시상식에서 “위험한 상황에서도 국민의 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전국의 3만여 소방관과 그 가족에 존경과 감사를 보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