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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발사’국제사회 한목소리 비난, 북한 알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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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벳쇼 대사는 18세부터 일본 전통 예능인 노(能)를 배우고 있다. 한국인에게도 노를 소개하고 싶다고 했다. [안성식 기자]

“미사일 발사라는 잘못된 행동을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비난한다는 것을 알도록 북한에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벳쇼 고로(別所浩郞·59) 신임 주한 일본대사는 한국 언론 중에서는 처음으로 가진 중앙일보·JTBC와의 12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언급했다. 지난달 부임한 벳쇼 대사와의 인터뷰는 중앙일보 최훈 정치국제에디터가 주한 일본 대사관에서 진행했다.

 - 일본은 미사일 발사를 어떻게 보나.

 “한·일 양국에게 중요한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다. 인공위성이라고 하지만 결국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다. 유엔 안보리 결의로 금지한 행위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반대 속에 강행한 사실을 용납할 수 없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있다. 일본과 한국·미국 3국이 함께 공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 그리고 러시아의 협력을 얻어 북한이 올바른 길로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유엔 안보리의 역할은 매우 크다.”

 -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일본 정치권의 우경화 흐름을 자극할 가능성은.

 “일본은 역내에 핵무기가 생기는 것에 절대 반대한다. 이는 정부 입장이나 선거를 코앞에 둔 현 상황이 작용한 게 아니다. 일본 국민의 강한 염원이다. 일본은 전후 60여 년 이상 핵확산 방지에 힘써왔고, 역내 군비확장에도 반대해 왔다.”

 - 한·일 국교 정상화 뒤 47년이다. 양국을 오가는 사람은 연간 500만이 넘지만 독도, 위안부 문제 등으로 양국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냉각돼 있다.

 “맨 처음 한국을 찾은 1988년과 지금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두 나라 관계가 발전했다. 북한 문제에 함께 대처해야 함은 물론이고, 동아시아 전체를 통합하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도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 영토나 역사 문제 같은 어려운 사안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문제에 정면으로 대처하는 게 대사의 임무다. 동시에 이런 문제가 매우 중요한 한·일관계 전체를 해치지 않도록 대처하는 것도 나의 일이다.”

 - 새 총리로 유력시되는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가 발표한 ‘정권 공약’은 매우 우려스럽다. ‘다케시마의 날’을 정부 행사로 승격시키고 평화헌법을 개정하겠다는 극우적 내용 일색이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관되게 평화 외교를 펼치고 있다. 국제사회 발전을 위해 군사력이 아닌 정부개발원조(ODA)로 개도국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의 방위비는 과거 십수년간 GDP의 1% 미만에 머물러 있다. 내각이 여러차례 바뀌었지만 이런 정책은 유지되고 있다. 이웃에는 매년 국방비를 10% 이상 늘리는 나라가 있다.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한다. 동아시아에서 다양하고 어려운 안보상 문제가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국민들의 의식은 높아지고 있다. 우경화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이런 사실에도 주목해줬으면 한다.”

 - 양국 해빙을 위해 어떻게 해야하나.

 “나라와 나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다. 나부터 한국민들을 여러 자리에서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 양국은 자유,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공유한 매우 중요한 파트너다. ”

 - 센카쿠 열도 문제로 중·일 관계가 경쟁 이상의 수준으로 가고 있다.

 “중요한 이웃 나라인 중국이 강한 경제력에 걸맞게 국제사회와 협조해 책임감 있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 중국이 힘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해결하기를 동아시아 각국이 희망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다양한 룰에 따라 행동할 뿐아니라 새로운 규범을 만들어나가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길 기대한다.”

 - 많은 한국인들은 일본이 남북한 통일을 반대한다고 생각한다.

 “한반도(일본에서는 조선반도라고 통칭하는데, 그는 ‘한반도’라는 표현을 썼다) 문제는 한반도의 여러분 스스로 논의해 결정해야 하며, 일본은 이를 존중한다. 또 대화를 통해 이뤄진 평화적 통일이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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