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 웰스파고은행 손성원 수석부사장

중앙일보

입력

테러를 응징하기 위한 미국의 공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태의 경제적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 것인지, 미 웰스파고은행 손성원 수석부사장의 의견을 전화로 들어봤다. 孫부사장은 레이건 대통령 시절 백악관 경제보좌관을 역임한 바 있다.

- 테러전쟁은 미국과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경제가 침체기로 접어든 시점에 터진 게 안좋다. 정상적인 때였다면 금방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겠지만 경기가 하향곡선을 그리는 시점이어서 불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전쟁이 어떤 형태로 전개되는가가 관건이다.

속전속결로 끝날 경우 방위산업체들의 생산증가 등으로 경제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전쟁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범인이 누구인지, 또 어디에 있는 지도 모르는 안개속 싸움이기 때문이다. 이번 전쟁은 장기간 소비와 투자 심리의 회복을 가로 막아 미국 경제를 불황으로 끌고 갈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

- 주가폭락을 막기 위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전격 인하했는데.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을 막고, 경제불황을 최대한 막아 보려는 차원에서 취한 적절한 조치였고 생각한다.

이번 조치는 증시안정만 노린 것이 아니고, 테러에 분명히 맞선다는 정치적 의미도 담고 있다. FRB가 2%대까지 금리를 더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

- 뉴욕 증시가 17일 거래를 재개한 뒤 예상보다는 잘 버텨줬지만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한국전쟁.월남전.걸프전 당시의 주가를 분석하면 평균적으로 전쟁발발 다음날 급락한 뒤 약 4일만에 하락폭의 80%까지 회복하곤 했다.

하지만 주가는 전쟁 자체보다는 전쟁이 경제에 미칠 파장에 더 민감하다. 전쟁이 터져도 경기가 호황국면이면 증시는 빨리 정상궤도를 찾아가기 마련이다. 향후 주가는 이번 사태가 기업들 수익에 미칠 영향 정도에 달려 있다고 본다. "

- 이런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면.

"단기 시황은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주식에 너무 의존하지 말고 채권.현금성 금융자산 등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늘릴 것을 권하고 싶다. "

- 이번 사태로 미 은행들도 어려움을 겪지 않겠나.

"부채회수에 애로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채산성이 나빠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위기관리 능력이 좋은 은행들은 잘 헤쳐나갈 것이다. 미국 은행들은 기존 대출금을 받겠다며 부실기업에 돈을 더 빌려줘 파멸을 자초하지는 않는다. "

뉴욕=신중돈 특파원 jdsh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