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후원 '동북아 물류센터 건설 국제회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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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5년 안에 항만시설 확충 및 국제자유도시 지정 등 한국이 동북아 거점으로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발빠르게 대응하지 않으면 주변국가에게 기회를 뺏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재의 항만시설 수급전망으로는 2011년이면 시설확보율이 41%로 낮아지는데 비해 중국 상하이 등이 지속적인 항만 확충사업과 관세자유지역 지정 등을 통해 거점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북아 경제포럼 한국위원회(위원장 남덕우 전 총리) 주최로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아셈홀에서 열린 '한반도 동북아 지역물류센터 건설에 관한 국제회의' 에서 송희연 인천대학교 동북아 국제통상대학장은 이같이 주장하며 국내에 적어도 3개 지역에 국제자유도시가 시급히 건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직접투자의 유치' 라는 주제로 발표한 논문에서 宋학장은 "우선 영종도와 제주도, 광양을 '특별자치지역' 으로 정해 행정.교육.사회간접자본.기업.은행.노사관계 등 모든 제도를 개방적으로 바꾼 국제자유도시로 개발해야 한다" 고 제안했다.

宋학장은 특히 항만 및 물류단지에 대한 외국인 투자 유치가 시급한데 현재까지 부산 3천만달러, 인천 2억달러, 광양 2억달러 등 3건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항만 등에 투자해 올릴 수 있는 투자수익률이 15%로 경쟁국인 중국이나 필리핀에 투자하는 것(20% 수익률 예상)보다 낮은데다 관료주의와 복잡한 제도로 계약하는데 약 4년이 걸리는 문제점이 있기 때문" 이라고 지적했다.

宋학장은 1999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외국인 투자가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이 많다며(2000년 47대 53)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일수 교통개발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30년동안 국민총생산(GNP)대비 항만투자 비율이 0.22%로 일본(0.39%)과 대만(0.42%)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면서 "동북아 거점으로 성장시키려면 항만시설에 대한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고 강조했다.

全부원장은 "국제 경쟁력을 갖춘 수도권으로 육성하려면 수도권 개발에 대한 일방적인 규제에서 벗어나 거점 전략화하는 식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고 주장했다.

엄태훈 캐나나 브리티쉬 컬럼비아대 교수는 "동북아 거점으로 성공하려면 다국적기업과 국내 기업을 어떻게 대우할 것인지에 대한 국민적인 합의가 필요하다" 면서 "정부 정책의 투명성과 일관성 유지가 필수적" 이라고 강조했다.

嚴교수는 특히 동북아 거점으로서 한국.일본.중국의 잠재력에 대해 지리적 이점 및 교육수준.언어 등 23개 항목에 걸쳐 비교했다.

그 결과 한국이 53점으로 일본(50점), 중국 (35점)보다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같은 잠재력 항목을 이미 거점으로서 위치를 확보한 네덜란드.싱가포르와 비교하면 네덜란드 64점, 싱가포르 60점, 한국 50점으로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15일까지 열리는 이번 국제회의에선 이밖에도 마크 고 교수(싱가포르국립대학)가 싱가포르가 동남아지역 물류 중심지로 성공한 사례를 소개하고, 라머스 네덜란드 투자진흥청 한국 대표가 네덜란드가 유럽물류센터로 성공한 사례 등을 발표한다.

신혜경 전문위원 hk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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