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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 세상을 말하다
세상 일이란 게 참 희한해 잘나갈 때보다는 어려울 때 더 좋은 작품이 나오곤 한다. 당(唐)대의 문장가 유종원(柳宗元)도 예외는 아니다. 20세에 진사가 돼 벼슬길에 올랐지만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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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일본서도 “동의보감은 천하의 보물”
『동의보감』은 간행 직후부터 한·중·일 삼국에서 인기를 끌었다. 사진은 세 나라에서 나온 다양한 『동의보감』 중의 일부. 가운데 놓인 책이 원본. 왼쪽은 일본에서 인쇄된 『동의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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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먹고 산 지 50년 한바탕 광대놀이였다
소설가 황석영이 데뷔 50년을 맞았다. 신작 소설 ?여울물 소리?는 신문과 인터넷에 동시 연재했던 것이다. 그는 “낚시꾼이 고기를 잡으려면 고기가 모이는 데서 기다려야 한다.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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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이 답하다 … 현실의 좌절 딛고 일어설 힘, 시에서 찾았다
창의성이 강조되는 시대입니다. 무엇인가를 만드는 힘, 그것은 바로 상상력에서 시작합니다. 비단 문학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스티브 잡스는 남의 것을 베끼는 것도 두려워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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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 병자호란 피난길에 ‘오금 아프다’ 말한데서 비롯
얼마 전 가을 햇살을 받으며 오랜만에 집 앞 오금공원에 들렀다. 계단을 몇 걸음만 올라도 바로 옆의 넓은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가 무색하게 느껴진다. 한적한 산을 오르고 있는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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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우리 역사 ③ 송파구 송파1동 행어사이공건창영세불망비
송파근린공원에 세워진 ‘행어사이공건창영세불망비’송파구 송파1동 송파초등학교 옆 근린공원 길가를 지나다보면 나란히 서 있는 두 개의 비를 볼 수 있다. ‘행어사이공건창영세불망비(行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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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둥이 다음에 거지가 왔고, 그 다음엔 중이 온다!
폭우가 그치면서 이글거리는 태양이 나왔다. 백두옹은 바위 그루터기 위에 엉거주춤 서서 젖은 모시 두루마기를 벗어 짜기 시작했다. 그때 적삼 주머니에서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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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구나 저 기러기 … ” 흑산도·강진에서 끝내 재회 못한 형제
전남 강진에 있는 다산초당의 동쪽 언덕에 세워진 천일각(天一閣)에서 바라본 강진만 풍경. 다산 정약용은 흑산도에 있는 둘째 형 손암 정약전이 그리울 때면 이 언덕에 올라 바다를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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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양민속박물관 ‘풍류-선비, 바람에 실려’ 특별전
옛 선비들이 유람 갈 때 가지고 다녔다는 접이식 팔로지도와 나침반. [사진 온양민속박물관] 온양민속박물관은 올해 개관 34주년을 맞아 기획특별전 ‘風流-선비, 바람에 실려’를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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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의 고금통의 古今通義] 초심
이덕일역사평론가단경이란 말이 있다. 짧은 등잔대란 뜻인데 당(唐)나라 시인 한유(韓愈)의 ‘단등경가’라는 시 때문에 유명해진 말이다. 한유는 “여덟 자 긴 등잔대는 쓸데없이 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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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관 교수의 조선 리더십 충청도 기행 ② 맹사성의 명분과 실리
조선왕조를 빛낸 위인들이 충청도 땅에서 일궈낸 역사적 흔적들은 리더를 꿈꾸는 현대인들에게 소중한 교훈을 전해주고 있다. 위인들의 발자취를 답사하다 보면 세계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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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의 고금통의 古今通義] 무소속
이덕일역사평론가고려 공민왕은 재위 8년(1359) 원나라 기황후(奇皇后)를 믿고 위세를 부리던 기철(奇轍) 일당을 제거하는 데 공을 세운 19명을 안사공신(安社功臣)으로 책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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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가축 아닌 가족이던 소 … 멍에 내리고 굴레 벗더니 배곯아 죽기에 이르렀구나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우리 민족에게 소는 단순한 가축이 아니었다. 사람과 함께 한평생 논밭을 일구고 짐을 나르는 일꾼이자 가족이었다. 코뚜레를 끼우고 멍에를 지웠지만 생구(生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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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의 古今通義 고금통의] 하방
임금은 선농제(先農祭)를, 왕비는 선잠제(先蠶祭)를 지냈다. 왕이 직접 친경(親耕)하고 선농단(先農壇)에서 농사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이다. 또한 농사의 작황을 살피는 관가(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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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Novel] 김종록 연재소설 - 붓다의 십자가 3.칼을 베어버린 꽃잎 (7)
그날 밤부터 최이의 몸에 뚜렷한 변화가 찾아왔다. 속이 편안한 상태에서도 양기가 불끈불끈 솟아났던 것이다. 오랜만에 젊은 애첩의 방을 찾은 그는 질퍽한 밤을 보냈다. 그리고 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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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Novel] 김종록 연재소설 - 붓다의 십자가 2. 서쪽에서 온 마을 (7)
서기 1231년 몽골이 고려를 침략한다. 이듬해 고려 조정은 수도 개경을 버리고 강화도로 천도하는데 대구 부인사에 모셔져 있던 고려대장경이 몽골군에 의해 불타고 만다. 무신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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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한글 창제 반대한 최만리 … 책임질 줄 아는 ‘꼴보수’ … 돌만 맞기엔 억울하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최만리는 억울하다. 내일(9일)이 한글날인데, 매년 이맘때면 동네북이 된다.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에 반대했다는 죄목이다. 그는 과거에 일찍 급제해 벼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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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의 古今通義 고금통의] 면신례
갓의 먼지를 턴다는 탄관(彈冠)이라는 말이 있다. 『한서(漢書)』 ‘왕길(王吉)열전’의 ‘왕길이 벼슬에 있으니 공우(貢禹)가 덩달아 갓의 먼지를 털었다〔王陽在位 貢公彈冠〕’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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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처신
조선 정조 시대다. 탕평책에도 불구하고 정치판은 여전히 어지럽다. 선비들까지 자리를 탐하기 때문이다. 이에 측근에게 탄식한다. “난진이퇴(難進易退)가 아쉽다.” 벼슬길에 어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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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복사용지까지 공직비리라니
이해석호남제주취재팀장 지난해 8월 호남대 김명중(56·신문방송학) 교수가 독일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겪은 일화. 서류 2장을 복사해야 할 일이 생긴 김 교수는 디터 슈타스(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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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 “나라 망하는 날 죽는 선비 하나 없어서야…”
"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세상은 불공평해 보인다. 선지자 예레미야는 야훼에게, “악한 자의 길이 형통하며 반역한 자가 다 평안함은 무슨 까닭입니까(예레미야 12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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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 “나라 망하는 날 죽는 선비 하나 없어서야…”
매천 황현의 초상. 약간의 사시(斜視)였던 황현의 눈에서 그릇된 세상을 바로 보려는 결기가 느껴진다. [사진가 권태균 제공] 절망을 넘어서① 자결자들임시한국파견대사령부(臨時韓國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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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Novel] 대장경 천년 특별기획 김종록 연재소설 - 붓다의 십자가 (6)
일러스트=이용규 buc0244@naver.com 불바다로 변한 안화사 경내를 빠져나왔다. 빽빽한 소나무 숲에 다다라서야 겨우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말들이 가쁘게 숨을 몰아쉬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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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의 古今通義 고금통의] 감수자도
부산저축은행 사태처럼 감독자가 부패에 연루되었을 경우 조선에서는 어떻게 처리했을까? 감독자가 법을 위반하는 것을 ‘지키는 자가 도둑질했다’는 뜻에서 ‘감수자도(監守自盜)’, 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