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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은 세상풍경]오늘,그 흔적은 아름답다
소식은 우울하다. 항상 바뀌어도 다시 어둡다. 사람들은 진짜로 병져 눕는다. 중병이다. 별로 믿으려 들지 않는 세태는 무섭다. 소문은 어느 벽에 기대서 있는가. 갈대가 서걱대는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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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은의 세상풍경]아이야, 눈을 떠라
#1.그 시절 강은 그냥 흐름이 아니었다. 껍질만 흘러 바다로 가닿는 줄로 알았지만 속은 모두의 꿈을 삼켜도 좋았다. 간혹 소용돌이치는 날. 강은 함성이었다. 아이의 얼굴에 한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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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은의 세상풍경]이봄…꽃이 지네
오늘도 허탕. 나를 사려는 사람이 없다.남루한 걸음걸음으로 가닿은 곳은 하필이면 벼랑길이던지. 옆사람을 쳐다볼 용기가 나지 않는다.내가 서 있다.믿기지 않는 나다.나는 나다. 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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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은의 세상풍경]4월은 '창백한 학살' 그래, 지금은 깊이 앓자
여긴 어딘가. 저 유리창 밖엔 벌써 목련이 지는데. 담장을 뚫고 머리를 내민 민들레꽃. '사월의 눈을 가진 소녀' (크리스 드 버그의 노래) 의 가슴이 설레는데. 잠시 황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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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은의 세상풍경]잇단 자동차행렬…벼랑끝 치달음인가
끝내 꿈의 비닐하우스를 포기했다. 지난 2월 한달 1천여만원어치 기름을 태워먹고도 냉기는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오이는 말라비틀어졌다. 남은 것은 빚더미. 원금은커녕 이자를 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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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은의 세상풍경]무슨 꿈을 꾸나…노숙자들 '기약없는 출장'
3월의 어느 신새벽. 지하철 서울역 콘크리트 바닥을 뚫고 찬기운이 흐른다. 부스럭부스럭 신문 접는 소리 - .누군가 벌써 일어나 서울역 대합실로 향하나 보다. 3시에 문을 열고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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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은의 세상풍경]부글부글 끓는 희망의 소리
갈림길이다. 흔한 말로 '군인간다' .면회를 다녀온 누나가 PC통신에 글을 올린다. "면회실 겸 PX상점에 삼삼오오 둘러앉은 어린 군인들. 끓는 물이 없어 컵라면에 찬물을 붓고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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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은의 세상풍경] 깃털같은 인생…젊음아 야성을 노래하라
'가라 가라 내 청춘' 이라더니. 벌써 젊음이 시든다. 그것 또한 포스트모던한 현상이라면 쓴웃음이라도 흘릴 수 있으련만. 실패로 끝난 우리의 찬란한 압축형 자본문명은 바람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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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은의 세상풍경]우리에게 자율이란…
옷은 날개일까, 수갑일까. 그리고 머리털 모양새는…. 아이들은 자란다. 복장도 두발도 바뀐다. 중학교 문턱에서 잠시 검문! 기준 미달자나 불량자는 선 (線) 바깥에 섰거라. 아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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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은의 세상풍경]반도의 봄
누군가 칼바람.얼음장을 뚫고 달려와 말하더이다. 희미한 기운을 봤는데 봄을 닮았더라고. 하지만 아무도 가슴 설렐 요량이 아니었다네. 더 잔인하게 다가설 계절에 대한 근심의 눈초리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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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은의 세상풍경]아아, 이것이 살아남은 자의 슬픔인가…
물무늬는 바람 반대편으로 번진다. 거드름의 시절이 수없이 익사하고 있다. 우두커니 물가에 선 아이에겐 웬 배앓이가 계속되는 걸까. 저만치는 부황 (浮黃) .그리고 얼굴을 가린 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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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VV 아티스트]안창홍·최재은·김미선
사람의 피부를 벗겨내면 누런 지방 덩어리가 나온다. 꼭 귤의 속 알갱이처럼 생겼다. 그 안엔 참치 통조림 또는 장조림을 닮은 근육이 들어 있다. 뱃속의 내장은 마치 정육점에서 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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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은의 세상풍경
누군가가 보고 있다. 훔쳐보기다. 당신은 안전한가. 카메라가 숨겨진 핀홀을 찾아라. 막아라. 하지만 그 행위마저 카메라에 잡혔을 터. 조심조심 불조심, 조심조심 구멍조심. 〈명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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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풍경' 작가 최재은교수 첫번째 개인전
일러스트레이션으로 보는 '세상풍경' 의 작가 최재은 (30) 교수가 내일부터 14일까지 서울 광화문 소재 일민미술관에서 첫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일러스트레이션은 표현의 목적성이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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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촌지라니, 갈취다, 갈취! "
선생님!이렇게 부르고 나니 눈물이 납니다.다들 남루한 모습으로 뛰놀던 그 시절이 너무 그리운데도 찾아 뵙기조차 힘들거든요.이젠 정년퇴직을 앞둔 연로한 모습이시겠죠.그러나 저희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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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의 제삿날?
가슴이 답답해.눈알은 튀어나올 것같이 쓰리고.얼마전 내 친구는 등굽은 새우모양으로 비틀린채 죽어갔어.이유를 몰라.왜 자꾸 물이 탁해지는지.이 물에 우리가 죽고 결국 너희 인간도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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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추락
저기 가파른 언덕,아버지 퇴근길입니다.어깨가 너무 처져 불쌍합니다.오른손에 왜 갑자기 손가방이 들렸는지 나는 몰랐습니다.갑작스런 정장차림하며….연륜에 걸맞게 책임이 무거워졌거나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