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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그 빛나는 명랑함
그리스의 신들은 변덕꾸러기다. 토라지고 복수하고 사기치고 질투하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신들. 플라톤은 정의의 신이자 심판의 신이어야 할 제우스가 스캔들의 화신이자 변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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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년 제갈공명 보셨나요
만화란 장르는 과장과 왜곡을 특징으로 한다. 누구나 좋아하고, 읽으면 읽을수록 깊어지는 『삼국지』의 세계는 천의무봉한 만화의 세계 안에서 가장 현란하게 변신한다. 최대한 원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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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공포 탈출하기 ② 접속어는 아껴 쓰자
일러스트= 강일구 글쟁이 사이에는 잘 쓴 글인지 아닌지를 가려내는 몇 가지 척도가 있다. 그중 하나가 접속어를 얼마나 자주 쓰느냐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접속어를 가급적 적게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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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모래...2000km 산호초 띠...꿈결같은 휴양
저마다 '천혜의 휴양지'임을 내세우지만 호주의 퀸즐랜드만한 곳이 또 있을까. 자연이 수백만년간 갈고 닦아 빚어낸 작품을 대하노라면 절로 터지는 감탄사를 억제할 수 없다. 천의무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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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을 통탄하다
에드워드 윌슨의 책 『통섭』과는 결코 통섭하기 힘든 책이 있다. 뉴욕대 및 켄터키대 영문학 교수 출신의 농부인 웬델 베리가 2000년에 쓴 『삶은 기적이다』(녹색평론사,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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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은영의 DVD 세상] '쿨'한 도둑
◇이탈리안 잡 2003 (The Italian Job) 감독 : F. 게리 그레이 주연 : 마크 월버그·샤를리즈 테론·세스 그린 화면비 :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 2.35:1 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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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올 최고의 소설·詩를 두권에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미당문학상과 황순원문학상의 수상 작품집이 나란히 출간됐다. '2003 미당문학상 수상작품집'에는 시인 최승호(49)씨의 수상작 '텔레비전'을 비롯, 최종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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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기의 反 금병매] (46)
드디어 사흘이 지났다. 이날을 손꼽아 기다린 서문경은 정오 무렵 제일 좋은 옷을 차려입고 모자를 쓰고는 사천 부채를 들고 왕노파 찻집이 있는 자석가로 향했다. 마음은 마구 달려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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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 50년간 詩作노트 첫 공개
미당(未堂)서정주(徐廷柱.1915~2000)시인이 1950년부터 98년까지 써온 시작노트 열 권이 처음 공개된다. 첫권에는 '내리는 눈발 속에서' '무등을 보며' 등 대표시들이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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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가 있는 아침]-'백마'
-김혜순(1955~) '백마' 부분 갑자기 내 방안에 희디흰 말 한 마리 들어오면 어쩌나 말이 방안을 꽉 채워 들어앉으면 어쩌나 말이 그 큰 눈동자 안에 나를 집어넣고 꺼내놓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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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넘어'춤추는 처용아비'
'사내 몸이 춤 없이 멋이 되는가.' 옛날 한량(閑良)의 세계에 내려오는 이야기다. 그러나 그 은밀한 전통마저 요즘엔 끊어질 위기에 처하면서 남성춤,이른바 '남무(男舞)'는 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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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스가 연주하는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헝가리 출신 여류 피아니스트 릴리 크라우스(Lili Kraus.1905-1986)는 일찍이 '모차르트 전문 연주가'로 이름을 떨쳤다. 크라우스 이후 클라라 하스킬, 잉그리드 해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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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冬天으로 떠난 떠돌이 시인
국민시인 미당(未堂) 서정주(徐廷柱)선생이 타계했다. 김동리.황순원에 이어 미당까지, 한국 현대문학을 이끈 세 거목이 차례로 세상을 뜬 것이다. 미당 서정주는 우리에게 있어 한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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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은 대지로부터 온다
그림 앞에서 꼼짝 미동도 못 한다. 호흡조차 불편하다. 대담한 필세가 몸을 얼음처럼 차갑게 결빙시킨다. 포악한 붓질이 가슴을 헤집고 지나간 자리에는 전율 뿐이다. '어, 어'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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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경·라모어 듀오 리사이틀
5년 만에 고국 무대에 선 소프라노 홍혜경씨는 더욱 깊고 넓어진 음악세계를 마음껏 선보였다. 압권은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중 '그리운 시절은 가고'와 헨델의 '줄리어스 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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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리뷰] 홍혜경·라모어 듀오 리사이틀
5년 만에 고국 무대에 선 소프라노 홍혜경씨는 더욱 깊고 넓어진 음악세계를 마음껏 선보였다. 압권은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중 '그리운 시절은 가고' 와 헨델의 '줄리어스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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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파커 (CHARLIE PARKER)
알토 색소폰이라는 악기를 다루며 찰리 파커를 이야기하지 않을 순 없을 것이다. 재즈 팬들에게는 거대한 상징적인 존재로 군림하고 있는 찰리 파커는 그가 비밥을 창시했다는 이분법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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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에서]인간적인,너무나 인간적인 '오셀로'
샘 맨데스씨에게. 지난 1일자 뉴욕 타임스를 보고 당신의 나이를 알았습니다. 32살이더군요. 30대 초반에 벌써 세계 연극무대를 품에 안다니. 당신의 그 출중한 예술혼에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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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지도]77.합창단(1)
송년음악회 시즌이다. 송년음악회의 꽃은 헨델의 '메시아' 와 베토벤의 '합창교향곡' .연말공연의 단골레퍼토리다. 그래서인지 12월엔 유난히 합창공연이 많다. 얼굴도 목소리도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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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 서정주 15번째 시집 '80소년 떠돌이의 시' 출간
"내 나이 80이 넘었으니/시를 못쓰는 날은/늙은 내 할망구의 손톱이나 깎어주자. /발톱도 또 이쁘게 깎어주자. /훈장 (訓長) 여편네로 고생살이 하기에/거칠대로 거칠어진 아내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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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속의 문화유산]31.조선민화·虎圖·평가낙안
우리 문화 유산중 결코 조선 민화를 간과할 수 없다. 조선민화처럼 우리 민족의 정서와 감성을 알몸뚱이로 진솔하게 내보이는 것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고구려 벽화 이래 우리 나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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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시인 정진규·이승훈,대조적 시집 나란히 펴내 화제
가을의 입구에서 두 중진시인이 나란히 열번째 시집을 펴냈다. 정진규씨는 '알시' , 이승훈씨는 '나는 사랑한다' 를 세계사에서 최근 펴냈다. 두 시인 모두 60년대 초반 시단에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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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하동 천승세
아무래도 개와의 싸움 이야기를 먼저 해야겠다.천의무봉한 육담,도무지 경계가 없는 파탈의 미학을 잘 드러낼 수 있을 뿐더러 명편'황구의 비명'역시 황구(黃狗)가 주인공 아닌가.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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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싶은 데로 가옵소서 - 박재삼 시인 가시는 길에
그 애틋하면서도 끈끈한 정한(情恨)과,막걸리빛 삼베빛 가락과,만나면 언제나 손부터 주시면서 은연히 내비추던 눈웃음을 어디에다 두고 가시는 겁니까. 이 땅의 진정한 시인,박재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