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길 위의 만남

    길 위의 만남

    경남 하동군 악양면에서 ‘배티재’를 넘으면 청암면 경계에 있는 ‘논골 마을’에 이릅니다. 논골은 칠선봉 능선, 해발 600m에 자리한 산중 마을입니다. 산이 높아 하늘은 작으나

    중앙선데이

    2008.11.22 00:35

  • 산중파티

    산중파티

    지리산 사는 시인 박남준·이원규와 어울린 술자리에서 “내일 연하천 산장에서 한잔합시다” “그려” 의기투합. 느닷없는 산행입니다. 바다 수면으로부터 1586m, 지리산 노고단에서

    중앙선데이

    2008.11.08 23:32

  • 억새꽃은 방랑 중

    억새꽃은 방랑 중

    산바람·강바람 마주쳐 억새꽃 휘날리는 무딤이 들판을 걸었습니다. 잠시 눈을 감으면 익은 이삭이 뿜어내는 향기를 온몸으로 맡을 수 있고, 눈을 뜨면 바람이 억새 머리끝에서 백 개,

    중앙선데이

    2008.11.02 09:59

  • 억새꽃은 방랑 중

    억새꽃은 방랑 중

    산바람·강바람 마주쳐 억새꽃 휘날리는 무딤이 들판을 걸었습니다. 잠시 눈을 감으면 익은 이삭이 뿜어내는 향기를 온몸으로 맡을 수 있고, 눈을 뜨면 바람이 억새 머리끝에서 백 개,

    중앙선데이

    2008.11.01 00:59

  • 고요

    고요

    할머니네 키 넘는 장대에 쇠 끌개를 연결해 바람이 찬, 시린 강물에 던집니다.흰 거품이 섬진강의 고요를 깨고 일어납니다.허리 굽혀 강바닥 모래 무더기에 꽁꽁 숨은 ‘갱조개(재첩)

    중앙선데이

    2008.10.25 15:13

  • 연기처럼 한세월

    연기처럼 한세월

    구박을 피해 맨발로 데크에 나가 담배 한 모금. 몽실몽실 피어나는 연기, 산바람에 스러진다.아래, 절집에서 나는 목탁 소리가 크거니, 작거니, 앞서거니, 뒤서거니 숲을 쓰다듬는다

    중앙선데이

    2008.10.18 14:16

  • 지난여름 뭐 했는고?

    지난여름 뭐 했는고?

    먼 길 달려온 햇빛이 논에 내려 빛 잔치를 벌입니다. 건너편 둔덕에 앉아 빛 잔치에 젖어 듭니다.현란한 가을빛에 눈을 감습니다. “너는 지난여름 뭐 했는고?” 감은 눈에 비친 밝

    중앙선데이

    2008.10.11 22:40

  • 개만큼만 하면 成佛

    개만큼만 하면 成佛

    이웃이나 아는 이들은 우리 집을 ‘다산이네’라고 부르지 ‘창수네’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이름이라는 것은 원래 남이 불러줄 때만 의미를 갖습니다. ‘다산이네’ 하는 것은 집에서 저

    중앙선데이

    2008.10.04 21:09

  • 흙냄새

    흙냄새

    우리 동네, 악양과 청학동을 잇는 ‘회남재’를 갔습니다. 예전에는 청학동 도인(?)들이 먹거리를 구하러 악양장에 다녔던 길입니다. 지금은 그림자 잃어버린 옛길로 풀꽃들만 요란맞습

    중앙선데이

    2008.09.27 15:39

  • 하늘이 하는 일

    하늘이 하는 일

    가을 들판이 제법 누렇게 익어갑니다.올 추석은 일러서 조상님들이 햇곡식을 드시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절기도 절기지만 날은 또 왜 이리 더운지 모르겠습니다. 예전 같으면 들판에 나

    중앙선데이

    2008.09.20 15:44

  • 즐거운 대목 장날

    즐거운 대목 장날

    추석 대목장입니다. 장마당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그렇다고 하지만 지금의 이 모습 또한 시간이 흐르고 나면 또 예전 같지 않다는 말로 추억거리를 삼을 겁니

    중앙선데이

    2008.09.14 03:00

  • 즐거운 대목 장날

    즐거운 대목 장날

    추석 대목장입니다. 장마당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그렇다고 하지만 지금의 이 모습 또한 시간이 흐르고 나면 또 예전 같지 않다는 말로 추억거리를 삼을 겁니

    중앙선데이

    2008.09.13 01:01

  • 배롱나무 꽃의 노래

    배롱나무 꽃의 노래

    배롱나무 꽃이 지면 여름이 갑니다. 여름은 초록입니다. 초록 세상인 여름에 붉은 배롱나무 꽃이 피었습니다. 배롱나무는 한여름 땡볕을 온전히 받아 내며 붉은 꽃을 백일씩이나 피워

    중앙선데이

    2008.09.06 13:57

  • 이름 모를 소녀

    이름 모를 소녀

    논길을 지나다 소녀를 만났습니다. 낯선 사람이 사진기를 들이대니 적이 놀란 눈빛입니다. 딱 사진 한 컷 찍으니 후다닥 도망갔습니다. 한마디 말 걸 시간도 없었습니다. 사진을 찍는

    중앙선데이

    2008.08.30 02:14

  • 지금 오늘

    지금 오늘

    아주 얕은 바람이 부는 저물 녘입니다. 주홍빛 예쁜 범부채 꽃향기를 따라 호랑나비가 바람 타고 날아듭니다. 한여름 8월이 가면 나비는 나뭇잎·풀잎에 알을 낳으며 다음 생을 준비합

    중앙선데이

    2008.08.23 23:16

  • 할머니 해녀

    할머니 해녀

    “안녕하세요?” “화평이네 집에 온 손님인가?” “네 맞아요. 어찌 아셨어요.” “빨간 벽돌집이 화평이네야. 거기서 나오는 거 봤지.” “뭐 하시는 거예요?” “물질하러 가려고.

    중앙선데이

    2008.08.15 23:37

  • 신선놀음

    신선놀음

    소낙비 내리는 날, 원추리꽃 흐드러진 지리산 노고단 운해(雲海)를 보러 길을 떠났습니다. 혹시 비구름이 흩어져 구름 사이로 첩첩이 늘어선 산봉우리들을 볼 수 있으려나 하는 기대감

    중앙선데이

    2008.08.09 13:53

  • 바다 앞에 홀로

    바다 앞에 홀로

    서해 최남단에 그리 크지 않은 섬, ‘만재도’에 갔습니다. 이야기가 많은 산에 살면서 이야기를 많이 품고 있는 바다를 보고 싶은 마음에 일 년에 한 번 욕심을 부립니다. 동서남북

    중앙선데이

    2008.08.02 00:45

  • 3色 수국 꽃

    3色 수국 꽃

    지나는 길가에서 수국 꽃을 보았습니다. 고아하면서 탐스러운 수국 꽃이 한 무더기 피었습니다. 지나친 길 돌아가 꼼꼼히 바라보니 한 몸에서 여러 갈래의 꽃이 피었고, 그 꽃들은 각

    중앙선데이

    2008.07.26 00:23

  • “어~어, 그냥”

    “어~어, 그냥”

    해거름에 들길에서 동네 어르신을 만났습니다. “어디 다녀오세요?” “어~어, 논에.” “다 저녁에 무슨 논에요?” “어~어, 그냥.” 대개 길에서 만나는 어르신과의 대화는 기름기

    중앙선데이

    2008.07.19 11:08

  • 구례장 왕언니

    구례장 왕언니

    “오메 오랜만에 왔네, 마누라는? 오늘은 어째 친구들과 안 왔는가. 뭐해 먹지? 마누라 해준 게 맛있제, 내가 헌 게 맛있는가! 입맛 없을제 액젓에 매운 고추 넣고 먹으면 맛있어

    중앙선데이

    2008.07.12 19:05

  • 살아있음

    살아있음

    여름 빛과 여름 비를 흠씬 먹어 녹음 짙은 산길을 걸었습니다. 습기 먹은 나뭇잎 쌓이고 쌓여 중화된 향기가 사방에서 피어납니다. 산그늘이 서늘합니다. 옅은 구름을 뚫고 이제는 두

    중앙선데이

    2008.07.05 23:43

  • 비구름 피어난 곳

    비구름 피어난 곳

    장마입니다. 소리 소문도 없이 장마가 왔습니다. 기상청에 있는 수퍼컴퓨터도 지구온난화 때문에 변덕 부리는 날씨를 제대로 알아맞히기 어렵다고 합니다. 난감한 일입니다. 산에 사는

    중앙선데이

    2008.06.29 01:20

  • 부지런

    부지런

    하지가 지났어도 산중에는 아직 새벽 공기가 서늘합니다. 일찍 잠 깨어 유난히 맑은 아침을 한 호흡에 마십니다. 지난밤의 미몽을 헤집고 나와 스스로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맑고 밝은

    중앙선데이

    2008.06.22 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