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군수, 계약직 여직원에 "누드 사진 찍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전북 이강수 고창군수가 계약직 여직원에게 "누드 사진을 찍자"고 여러차례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겨레가 20일 보도했다. 박현규 전 군의장도 이 자리에 동석해 분위기를 거든 것으로 전해졌다. 여직원 김씨는 2009년 7월 군청 계약직 공무원으로 뽑혀 기획관리실에서 일했다. 하지만 이 문제가 불거지면서 2010년 4월 그만뒀다.

한겨레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군의장실에서 두 사람은 사진 애호가인 박 전 의장이 낸 사진첩을 보고 있었다. 사진첩에는 세미누드 사진 2장이 포함돼 있었고 이를 본 이 군수가 김씨에게 "너도 누드 사진을 찍을 생각 있느냐? 지금 찍으면 예쁘겠다"고 말했다. 김씨가 대답을 주저하자 "나랑 의장님이 말하면 그냥 네~ 하면 되는 거지"라고 말했다. 당시 두 사람은 김씨에게 이 사진첩을 한 권 건냈다.

올 초 같은 장소에서 이 군수는 김씨에게 "아직도 누드 사진 찍을 생각이 없느냐? 나이가 몇 살인데 부모님과 상의를 하느냐? 내가 너랑 장난치냐. 이제 이 아이랑 뭔 말을 못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김씨는 이런 사실 때문에 괴롭다고 호소하는 내용의 전자 쪽지를 친구에게 보냈고, 이 쪽지는 현재도 남아 있다.

김씨는 "박 전 의장이 군의장 비서 2명 앞에서 '군수가 김씨한테 누드 사진을 찍자고 말했는데 안 찍는다고 하네'라고 얘기해 수치심 때문에 그 자리에서 울었다"고 말했다. 이 군수는 이후 군청의 한 행사장에서도 김씨에게 "부모님과 (누드 사진을 찍을지) 상의해 봤냐고 물어봤다"고 김씨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김씨 아버지가 평소 면식이 있던 박 전 의장과 만나 이런 일이 있었는지 확인하고 이를 녹음했다. 김씨 어머니도 군의장 비서 한 사람을 만나 '누드 사진' 이야기를 했다는 말을 녹음했다.

이에 대해 이 군수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월에 김씨와 한 차례 같이 있기는 했지만, 김씨가 주장한 그런 일은 없었다.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씨 가족들이 민주당에다 이런 제보를 했는데, 선거 때만 되면 나를 음해하는 목소리들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박 전 의장은 "기억이 안 난다. 검찰에서 수사중이므로 잘못이 있으면 벌을 받겠다. 6·2 선거 과정에서 문제가 됐는데, 지금 또다시 얘기하는 것도 너무 늦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