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당선자 "소리 안나는 보좌가 최선의 보좌"…신임수석에 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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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절대 월권하지 말라.” 김대중 대통령당선자는 12일 신임 수석들과의 첫회의에서 '소리나지 않는' 청와대 비서실을 역설했다.

“과거 비서실이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장관들을 통제 운용하는 일이 많았다” 며 “이는 절대 있으면 안되는 일” 이라고 수차 강조했다.

과거 자행되던 비서실의 권력남용, 이에 따른 각료들의 '허수아비' 화는 철저히 배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대신 金당선자가 내린 주문은 '순수한 참모역' . “대통령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자료를 정리해주고, 공정하고 정직한 정보를 보고하는 게 비서관의 임무” 라고 못박았다.

정부 운영을 내각중심으로 해나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대통령과 함께 국가 전체업무를 의결하는 게 각 장관들의 업무이며 국무회의는 행정부처가 대통령과 함께 국사를 논의하는 곳” 이라고 했다.

비서실에 대해선 “대통령을 보좌하고 조언.연락하는 일을 맡는 곳” 이라고 역할을 축소 정의했다.

이같은 참모형 비서실의 위상설정은 그동안 金당선자가 김중권 비서실장을 통해 몇차례 밝힌 내용이다.

하지만 첫 상견례에서 이를 다시 강조했다.

그는 비서실의 팀워크도 함께 강조했다.

“수석 각자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이 잘해야 위정자와 국민간의 연결기능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다” 고 화합을 당부했다.

1시간여의 회동이 끝난 뒤 한 참석자는 이날 金당선자의 수석비서관들을 향한 주문을 한마디로 “어깨에서 힘을 빼라는 얘기” 라고 표현했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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