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비타민B·C 과잉섭취 가정 많아…칼슘·비타민A는 결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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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식단에서도 거품을 빼라' .이는 IMF시대를 맞아 외치는 경제전문가들의 말이 아니다.

바로 건강 전문가들의 말이다.

단백질을 비롯해 불필요한 영양소의 섭취가 많으므로 식단에서 거품을 빼야 건강에 보탬이 된다는 얘기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97국민영양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단백질의 경우 1일 적정권장량보다 25%이상 섭취하는 과잉섭취비율이 전체 가구의 35%나 된다.

단백질의 1일 적정권장량은 남녀 성인 각각 75g과 60g.단백질은 콩과 같은 식물이나 계란.우유.생선을 통해서도 섭취가 가능하므로 쇠고기 등 육류 섭취량은 하루 10g 내외면 건강을 유지하는데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즉 5인 가족 기준으로 일주일에 반 근 (3백g) 정도 준비하면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이 경우 값비싼 쇠고기가 닭고기보다 몸에 좋으리란 기대를 해선 안된다.

일단 섭취된 육류는 종류에 관계없이 모두 위장내에서 20개의 아미노산으로 분해돼 흡수되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들이 과잉섭취하는 또 다른 영양소는 비타민B와 C.비타민C의 경우 과잉섭취 가구비율이 68%에 이르며 비타민B의 일종인 티아민과 나이아신의 과잉섭취비율도 각각 27%와 37%에 달한다.

우리 몸이 이용하고 남은 비타민은 모두 소변으로 배설된다.

이른바 힘을 내고 건강을 유지하는데 긴요한 영양소로 알려진 단백질과 비타민 모두 영양과잉상태인 셈. 이러한 영양과잉현상은 불필요한 비용이 지출될 뿐 아니라 건강에도 적신호. 많이 먹어 걸린 병은 당뇨병과 심장병 등 난치병 일색이므로 영양과잉은 영양결핍보다 훨씬 해롭다는 것이 의학계의 정설이다.

반면 우리 국민들의 식단에 반드시 보강되어야할 영양소도 있다.

칼슘과 비타민A. 이화여대 김화영교수 (식품영양학) 는 "칼슘의 경우 전체 가구의 59%가 적정권장량의 75%이하를 섭취하는 영양결핍상태에 있으며 비타민A는 영양결핍가구비율이 69%나 된다" 고 설명했다.

칼슘과 비타민A가 부족한 이유는 이들 영양소가 풍부한 우유나 버터 등 유 (乳) 제품 섭취량이 모자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홍혜걸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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