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총재 비자금정국 긴급 여론조사…정치자금 도덕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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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민들은 정치자금에 관한한 여야 모두 깨끗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국당이 김대중후보의 비자금의혹을 제기했지만 신한국당도 떳떳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았다.

이회창후보에게는 경선자금 조달에,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에 대해서는 92년 대선자금에 의혹을 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대중후보 비자금의혹과 관련, '강삼재 (姜三載) 신한국당총장의 주장이 사실일 것' 이라는 응답 (51.1%) 이 과반수를 넘었다.

신한국당이 폭로한 자료의 진위 (眞僞) 여부에 대해 '신뢰하는 편' 이라는 쪽 (53.3%) 이 '신뢰하지 않는 편' (44.9%) 보다 많았다.

반면 '姜총장 주장은 음해성 공작일 것' 이라는 판단은 35.7%였다.

金후보 지지율 (35.8%) 과 사실상 꼭 같은 점이 흥미롭다.

신한국당이 앞으로 또 어떤 얘기를 해도 金후보 지지자들은 이탈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지표같다.

영.호남에선 역시 상반된 반응이 나왔다.

호남에선 '음해' 라고 보는 쪽 (69.1%) 이, 영남에선 '사실일 것' 이라고 생각하는 측 (64.7%) 이 각기 그 반대편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신한국당 정치자금에 대해서는 더 나쁜 결과가 나왔다.

'비자금을 마련해 뒀을 것' 이라는 응답이 84.2%나 됐다.

'이회창총재 체제에는 비자금은 없을 것' 이라는 관측은 10.6%에 불과했다.

국민회의가 문제삼는 이회창후보 경선자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경선때 기업들로부터 자금을 받았을 것' 이란 생각 (69.8%) 이 '받지 않았을 것' 이란 쪽 (16.4%) 보다 훨씬 많았다.

이 질문에는 지역별 차이가 없었다.

'받았을 것' 이란 응답의 지역별 분포는 65~73%였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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