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사망 3년 그후 - 남북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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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김일성 사망이후 3년간 남북관계는 극적인 반전을 거듭해왔다.

이른바'조문파동'을 비롯,판문점 무력시위.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으로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으며 식량지원.경수로 건설등 각종 대북지원도 전례없이 활발했다.

북한은 김일성사후 위기상황을 대남 경색국면으로 풀어나가려 했다.통미봉남(通美封南)정책이 대표적 사례다.대미 관계개선으로 체제안보를 확보하면서 남한당국과의 접촉은 배제하겠다는 전략이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이같은 전략을 근본적으로 막기위해 남북한및 미국.중국이 참여하는 한반도평화 4자회담을 제의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가을 발생한 북한 잠수함 강릉침투사건은 남북의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그러나 국제사회의 여론에 굴복한 북한은'사과'를 했고 남북관계는 다시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만성적인 식량난에다 95.96년 잇달아 발생한 홍수까지 겹친 기근상태는 남북관계에서'묘한 변수'로 작용했다.북한이 전례없이 국제사회는 물론,한국의 지원까지 수용했기 때문이다.

현재의 남북관계는 기본적으로 4자회담,대북 식량지원 그리고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경수로공사등 세갈래로 나뉘어져 있다.특히 북한이 4자회담을 공식 수락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을 위한'대장정'에 돌입한 것은 큰 진전이다.

그렇다고 단기간내에 남북관계가 급격히 개선될 가능성은 많지 않다.

남한에서는 대통령선거,북한에서는 김정일의 공식승계등 정치일정이 예정돼 있다.이런 일정이 끝나는 내년초쯤 남북관계의 새로운 밑그림도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김성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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