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사망 3년 그후 - 북한의 정치.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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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김일성(金日成) 사망후 북한은 활로를 대외관계 개선에서 찾아왔다.북한은 특히 미국과 관계를 정상화함으로써 북한에 가해지는 국제사회의 압력을 이겨내고 남북한간의 힘의 불균형을 바로잡으려 시도해왔다.미국.중국.일본과 북한간 관계변화를 점검한다.

김정일(金正日)은 지난3년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세습권력 기반다지기에 심혈을 기울여왔으며 그러한 작업은 어느정도 성공했다고 보여진다.

사실상 권력을 쥐고도 공식적으론 승계절차를 미룬채'김일성(金日成)유훈통치'라는 유사이래 전례없는 기묘한 정치행태를 선보이며 아버지의 카리스마가 자신에게 고스란히 옮겨지도록 노력해온 것이다.

유훈통치는 김일성 사망직후 김정일이 곧바로 권력승계절차를 밟기 어려운 여러 상황때문에 이뤄진 조치로 해석된다.

게다가 경제난은 극도로 심화됐고 국제적 고립등 대내외 정세가 악화됐다.이러한 요인들이 대관식을 제때 치를 수 없도록 작용한 듯하다.

유훈통치를 함으로써 김정일은 형식적으로나마 현재의 난국에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아울러 그는 유훈통치를 통해 자신을 절대적 영웅 김일성과 동일시해나가는 작업에 몰두해왔다.김정일 우상화를 위한 사상교육 강화가 대표적 예다.

김정일은 유훈통치를 효과적으로 활용,군부와 당중앙을 실질적으로 장악함으로써 집권기반을 공고히 하는데 성공했다는게 여러 정보채널의 공통된 분석이다.

특히'당의 군대'수준에 머물던 군부는 김일성 사망후 북한 국정을 거의 도맡는 정권기관으로 등장했다.위기의식을 느낀 김정일이 군을 체제수호의 보루로 여기고 군부위상을 지속적으로 강화시켰기 때문이다.

김정일의 권력기반이 탄탄대로를 달릴지는 경제파탄으로 흔들리는 민심을 어떻게 추스리느냐에 달려있다.유훈통치라는 과도체제를 언제까지 끌고갈지도 주목된다. 안희창 기자

<사진설명>

김일성 사후 3년은 군부통치 시대로 불릴만큼 김정일은 군에 대해 두터운 신임을 보이고 파격적 배려를 베풀어왔다. 지난 3월 18일 군부대를 방문해 현지지도를 하고 있는 김정일. 그의 주변을 에워싼 군장성들과 뒤켠 당비서들의 표정에서 군부의 위상을 읽을 수 있다. [통일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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