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북한의 '노동1호' 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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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북한이 발사실험을 준비중이라는 노동1호 미사일에 관한 우려가이웃나라에서 나오고 있는데도 정작 당사자인 우리쪽은 잠잠하다.
미국쪽에서는 16,17일 연이어 국무부 대변인이 북한에 대해 경고하고,일본쪽에서는 자위대 통합막료장이 발사시 기의 임박을 경계하는데 우리 정부 당국은 공식적으로 아무런 언급도 없다.
물론 노동1호를 비롯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새삼스러운 일이아니다.그러나 북한이 백배 천배 보복하겠다고 위협하는등 남북한관계가 긴장된 가운데 생화학무기도 운반할 수 있는 사정거리 1천㎞가 넘는 가공할 공격무기를 실험한다면 문제 는 다르다.실제로 북한이 실험할 태세에 있는지,실험의 성격이나 의도가 무엇인지 분석.파악하고 실상을 국민에게 알려주는 것이 정부로서 마땅히 해야할 일이다.미국이나 일본에서는 벌써 미사일 실험을 감시하기 위해 동해상에 정찰기와 함선을 파견했다는 보도가 있는 터에 정부는 무슨 준비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북한의 노동1호 개발의도는 분명하다.첫째는 물론 남한에 대한직접적인 위협수단이자 공격수단이다.두번째는 스커드 미사일의 중동(中東)국 판매에서 보듯이 외화획득의 목적도 있다.세번째가 미.북(美.北)핵협상에서 본 것과 같은 정치적 무기의 효과다.
이번 북한의 실험움직임에 대해 많은 관측통들은 정치적 무기쪽에 비중을 두고 있다.대남보복을 상징하는 무력시위이자 한반도의긴장을 더욱 고조시켜 미국과의 단독접촉을 관철하려는 압박수단일것이라는 관측이다.때마침 미 국무부 대변인이 북한과의 미사일협상재개를 희망한다고 밝혀 미.북간의 단독접촉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사일문제로 미.북이 접촉하는 것은 북한의 미사일개발을 제한하는 목적이므로 우려할 일은 아니다.그보다는 북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사정 1백80㎞로 묶인 한.미미사일약정을 개정하고 미국과 일본등 우방과 협조 하며 북한의 미사일개발실상을 정확히 파악하는데 노력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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