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을 포함해 육군의 대장급 군(軍)인사가 단행됐다.이번인사의 성격은 미묘하다.국방장관과 1군사령관의 경질은 최근의 간첩침투사건 등에 대한 인책인사로도 보이지만 대간첩작전의 책임자격인 합참의장과 육군책임자인 육참총장은 지휘책 임선상에 있었으나 오히려 승진했다.특히 이번 새 진용은 그 임기가 김영삼(金泳三)정부 임기이후까지 계속된다는 점에서 군통수권자의 정치적고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북한잠수함 침투,그리고 한달째 계속되고 있는 지지부진한소탕작전과 그 와중에서 연거푸 터진 탈영사건을 보며 국민들은 솔직히 불안한 심정이었다.또 지난 여름에는 작전이나 훈련이 아니라 폭우 매몰이라는 안전사고로 수십명의 귀중 한 병력손실이 있었다.국민들은 군의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과연 우리 군을 믿고 안심할 수 있는가 의문을 가진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인사일신을 통한 군의 분위기 쇄신요구가 어느 때보다 강렬했었는데 과연 이번 인사가 이러한 바람을 제대로 충족시켰느냐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우리는 새 진용이 무엇 보다 우리 군의 전투력향상에 우선을 두어주기를 바란다.군의 사명은 한마디로 적(敵)으로부터 국민의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다.특히 북한은 향후 1~2년 안에군사적 모험을 감행할지도 모른다는 정부 자체의 분석도 있다.그러나 잠수함침투사건에서 보듯 우리 군이 과연 이러한 기본적 임무를 수행하는데 국민적 신뢰를 얻고 있느냐는 군 스스로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피나는 훈련을 통한 완벽한 임전태세,엄정한 군기속에서 배양되는 충천하는 사기(士氣),효율적 국방자원의 활용 등 할 일이 태산같다.정말로 다시 태어나는 각오없이는 하기 어려운 일들이다. 우리는 이제는 정치군인 논쟁도 끝내야 한다고 본다.정치군인집단이었던 하나회도 정리된만큼 이제는 유능한 인재를 거침없이 골라 전력보강에만 신경을 써야 한다.전투를 잘하는 군인만이 국민이 믿을 수 있는 군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