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GS 결렬 원인은 ‘인수 가격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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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나섰던 GS가 돌연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깨고 불참을 선언한 것은 두 회사 간 입찰 가격에 차이가 컸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GS홀딩스 임병용 부사장은 14일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포스코는 매우 공격적인 가격을 내세웠고, 우리는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했다. 마지막까지 논의했지만 결국 가격 차를 좁히지 못하고 불참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임 부사장은 “마감 직전 컨소시엄을 깨는 게 포스코의 입찰자격에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상도의적으로나 법적으로 책임질 부분은 없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밝힌 임 부사장의 설명과 포스코 측의 반응을 종합해 컨소시엄 시작부터 결렬까지 재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포스코와 GS는 9일 50 대 50의 지분 구조로 대우조선해양을 공동 인수하기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인수팀장과 최고경영진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컨소시엄 구성을 알지 못할 정도로 극비리에 진행됐다. 가격에 대해서는 더더욱 논의없이 컨소시엄이 구성됐다. 가격 정보는 극도의 보안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이다.

서로가 생각하는 인수 가격대를 안 것은 이틀 뒤인 11일이었다. 가격 차가 생각보다 크다는 사실을 알고 두 회사는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다. 포스코는 경쟁사를 제압하기 위해 상당히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했으나 GS는 금리가 상승하고 있으므로 대우조선의 기업가치를 낮춰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틀이 지나도록 가격 차를 좁히지 못하자 13일 이구택 포스코 회장과 허창수 GS 회장이 오찬을 함께하며 최종 가격조율에 나섰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GS는 결국 입찰서류 마감 2∼3시간 전 포스코에 가격협상 결렬을 통보했다. 포스코는 시간상 방대한 서류를 수정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고 보고 포스코의 가격을 기재한 입찰서류를 그대로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컨소시엄의 대표사인 포스코 측은 일단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뒤 GS 측을 설득해 컨소시엄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GS는 포스코에 뒤이어 산은에 ‘포스코가 제출한 서류는 우리와 관계없다’는 내용의 서류를 냈다.

GS는 마감 시간인 3시가 지나 GS타워로 돌아와 긴급이사회를 열고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의 불참을 선언했다. 포스코도 14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단독입찰 형태로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심재우·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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