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통령의 中南美 외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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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3일부터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중남미(中南美)5개국 순방이시작된다.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고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특별한 관계가 적었던 터라 비교적 우리의 관심권 밖에 있었던 지역이다.그러나 이번 金대통령의 이 지역방문은 우리로 하여금 제한된 인식과 안목에서 벗어날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
5개국을 돌며 9개국 지도자들과 정상회담을 갖는 金대통령의 중남미 방문은 새삼 두가지 측면을 생각케 해준다.하나는 세계속에서의 한국이라는 우리의 위상이고,또 하나는 안정과 성장의 길에 들어서고 있는 중남미의 새로운 위상이다.
이 지역에 대한 우리 대통령의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그러나그보다 더욱 주목할 일은 金대통령이 처음 방문하는 과테말라에서의 일정이다.이곳에서 金대통령은 중미(中美)5개국 대통령과 다자(多者)및 개별 정상회담을 갖는다.작은 나라라 고는 하지만 5개국 대통령이 우리를 중심으로 협력을 모색하기 위해 모인다는것은 외교사상 처음 경험하는 일이다.그만큼 우리에 대한 국제적평가와 기대가 커지고 떠맡아야 할 책무도 많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중남미에 앞으로 더욱 관심을 가져야할 이유는 이 지역이오랫동안의 정치적 불안과 경제적 침체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제권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거의 모든 나라가 경험했던 독재의멍에를 벗고 민주적인 체제를 확립하면서 경제적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뿐만 아니라 여러개의 경제협력체제를 만들고 지역경제 통합노력을 하면서 2000년대에는 새로운 경제권역으로부상할 꿈에 부풀어 있다.
게다가 풍부한 자원의 안정적 공급처로서,또 4억5천만 인구의시장으로서의 잠재력 때문에 이미 미국.유럽.일본등을 중심으로 한 경제권이 경쟁적으로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이들에 비하면 우리가 한발 늦은 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그런 뜻 에서 이번 金대통령의 방문이 이 지역 국가들과의 우호를 증진하고 교역과 투자등 실질적인 협력의 길을 넓힐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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