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나무 심기는 경협 새 모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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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나무를 심어야 한다.”

26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 한나라당 정두언(사진) 의원이 오랜만에 공개석상에서 마이크를 잡고 한 얘기다.

그는 “북한에선 산림이 황폐화돼 홍수 피해가 심각하고 통일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조림사업이) 남북 경협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이) 잘 추진되도록 내가 나서서 (챙기는) 시어머니 역할을 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이날 ‘북한 나무 심기! 이제 시간이 없다’는 제목의 토론회를 주최했다. 관계 부처는 물론 학계·민간단체·기업이 함께 모여 북한에서 실질적인 조림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창업 공신이었다. 정권 초기만 해도 권력의 중심에 있었다. 그러나 대통령 형인 이상득 의원과 충돌하면서 수면 아래로 모습을 감췄다. 여권 내에선 그가 변방으로 밀려났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에게 “왜 북한 나무 심기냐”고 묻자 “2006년에도 토론회를 했는데 잘 안 돼서 다시 한 것이다. 교토의정서 등 일정을 감안하면 올해 안엔 꼭 사업이 시작돼야 해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 문제 때문에 복잡한 상황에 있지만 국회의원으로서 할 일은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창업 공신인데.

“지금은 홀가분하다. (정치인이) 마음을 비웠다는 말을 믿기 어려운 거 사실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마음을 비웠다.”

-다시 정치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보나.

“대통령이 꼭 시켜야 일을 하는 건 아니다. 국회의원으로서 자기가 일하면 된다. (권력 중심에서 멀어진 건) 내가 자초한 일이다. 그러나 후회는 안 한다.”

정 의원의 주변에선 정 의원의 행보를 두고 “정치적인 역할 대신 정책적인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박희태 대표는 “정 의원이 이런 주제로 (토론회를) 하는 걸 보니 앞으로 큰 뜻이 있는 것 같다. 통일 대통령을 지향하는 게 아니냐”고 덕담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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