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카이로인구회의가 남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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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3일 폐막된 카이로 국제人口개발회의는 인구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공통된 인식과 인구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대책으로 개발도상국들의 경제개발을 강조했다는 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을만하다.
이번 회의의 주제는「인구와 지속적 경제성장및 개발」로 인구폭발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를 강구하는데 논점이 모아졌다.특히 이번 회의는「落胎회의」라고 불릴만큼 인구제한 방법으로 낙태를 허용할 것인가가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13일 발표된 행동계획은 낙태에 대해 원론적이며 타협적인 내용을 동시에 담고 있다.즉 여성들이 낙태를 피하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각국 정부에 촉구하고 낙태가 가족계획의 방법으로권장돼선 안된다고 강조하면서,다른 한편으론 여성 들의 안전한 건강관리를 위해 국가별.지역별로 낙태를 허용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이와 함께 여성들에 대한 교육과 개발을 통해 産兒制限을 유도하고 여성들의 건강과 생명에 위협을 주는 낙태를 지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행동계획은 인구문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으로 인구와 개발간의 상관관계,여성의 생식권리와 性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특히 노동력에서 여성에 대한 불평등과 장벽을 제거하고 여성을 정책입안과 시행및 생산과정에 참여시키며 여성 의 교육과 기술개발,그리고 합법적 권리를 증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이는 인구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향상에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進一步한 내용이다.
행동계획은 또 현재 57억명인 세계인구를 오는 2015년까지72억5천만명으로 제한하기로 목표를 세우고 내년부터 2000년까지 총1백70억달러의 예산을 책정해 3분의2는 당사국들이,나머지는 기부국들의 출연금으로 충당하기로 했다.출 연금의 경우 현재 4분의1로 돼있는 비율을 상향 조정한 것이긴 하나,아직도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이번 카이로인구회의는 참가자들 모두가 폭발위기의 세계인구 억제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선.후진국간에 협력을 다짐한 토론의 광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 세계회의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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