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용관리 怪자금 170억원으로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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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중수부는 다시 소환한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在庸.40)씨를 상대로 추궁한 결과 그가 관리한 괴(怪) 자금 규모가 당초보다 40억원 늘어난 1백70억원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대검 관계자는 "재용씨가 관리한 자금 40억원이 추가로 발견돼 그 출처를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며 "재용씨가 1백70억원을 해외 투자와 기업어음 매입, 개인용도 등에 썼다"고 말했다.

재용씨는 돈의 출처에 대해 "2000년 말 외조부인 이규동(李圭東.2001년 사망)씨에게서 전부 채권으로 받아 2001년 8월 차명계좌에 1백30억원을 넣고 2002년 6월 40억원을 더 입금해 관리해 왔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검 관계자는 "재용씨의 괴 자금이 이규동씨 돈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수사팀의 판단"이라고 밝혀 全전대통령의 비자금일 가능성을 조사 중임을 내비쳤다.

한편 재용씨가 괴 자금 중 1백만달러(약 12억원)를 해외로 송금,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컴퓨터 업체인 O사에 60만달러, B사에 40만달러를 각각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송금.투자 과정에서 불법은 없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재용씨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고급 빌라 3채 외에 자신이 투자 목적으로 만든 J사 명의로 6억원짜리 외국인 전용 임대주택을 산 사실도 밝혀냈다. 검찰은 9일 재용씨를 다시 소환 조사한 뒤 형사 처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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