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북핵 强.穩 양면작전-외교적 해결 기본입장 불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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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北韓핵 문제를 둘러싼 美國의 정책이 강온양면으로 동시에 전개되고 있다.북한핵 문제에 관한 미국의 기본입장은 일단 외교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며 이같은 자세에는 아직 변함이 없다. 빌 클린턴 美대통령은 지난 1일『북한이 궁극적으로 핵사찰을수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시하고 전쟁불사 엄포까지 담은 북한측 성명에 대해『북한이 말하는 것과 실제완 다른 경우가 많으며 그들의 발언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 이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같은 발언은 북한이 韓美정상회담 결과에 크게 반발하면서 강경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지만 곧 냉정을 되찾고 외교적 절충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담은 것.
미국은 그러나 이같은 기대감 표시와 동시에 북한핵 문제가 끝내 외교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에도 대비하는 방안들을 마련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디 디 마이어스 백악관 대변인은 2일 열린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북한핵 문제가 주요의제로 토의됐다고 밝혔다. 美국방부가 방위력 강화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북한이 핵사찰을 끝내 거부,북한핵 문제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되는 사태를 배제할 수 없으며 이 경우 한반도 긴장이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사전에 예상가능한 모든 상황에 대비하겠다는준비단계로 보인다.
미국측은 북한이 핵사찰을 수용하고 南北대화 재개에 응할 경우3단계 美-북한 고위급회담을 통해 포괄적인 문제들을 광범위하게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북한측에 시사하고 있다.
결국 미국으로서는 북한당국의 공식반응이 나오기 전에 對北 과격발언들을 통해 북한측이 신축적으로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강온 양면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셈이지만 끝내 외교노력이 실패할 경우에는 對北 제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핵 문제는 이제 타결이냐,아니면 대결이냐를 가름하는 분기점으로 점차 다가서고 있다.
[워싱턴=陳昌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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