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의 프리미엄 디지털 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가 1월 26일부터 ‘보좌관의 세계’를 연재합니다. 그동안 정치의 무대 뒤편에서 일하던 보좌진을 무대 위로 올려 이들의 활약상을 공개합니다. 국회와 소통하고 싶은 분들에게 요긴한 코너가 될 것입니다. 3월 23일 여덟 번째 순서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활약하는 4명의 보좌진을 소개합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국회 상임위원회 중 가장 변화무쌍한 이력을 가졌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 분야는 그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지만, 경제 발전 단계와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상대적 위상이 달라졌고, 그에 따라 상임위 형태도 변화를 겪었다. 그래서 상임위 명칭 앞부분에 무슨 단어가 포함되는지, 어떤 부처를 담당하고 있는지에 따라 각 정부가 공들이는 핵심 분야를 알 수 있다.
1948년 처음 국회가 문을 열 때 과방위 이름에는 과학기술이란 단어가 포함되지 않았고, 대신 문교사회위원회로 불렸다. 1960년대 박정희 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문교공보위로 바뀌었고, 이후에도 정부 규모가 커지면서 상임위 명칭도 계속 달라졌다. 문화관광위(김대중 정부)→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이명박 정부)→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박근혜 정부)를 거쳐 문재인 정부 때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됐다.
과방위가 담당하는 핵심 부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이 세계 1위인 나라답게 과기정통부 산하엔 연구원·진흥원·개발원·기술원 같은 이름을 가진 공공기관이 70개나 된다. 과방위원에게 전문성이 필요한 이유다. 전 국민이 사용하는 통신 기업의 규제를 담당하고 언론과 방송 분야를 관장하는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과방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기관이다. 표현의 자유와 직결된 언론 분야를 다루는 만큼 언론인 출신 의원이 집중 배치된다. 전·현 정부의 상반된 원자력 발전 정책으로 주목도가 커진 원자력안전위원회 역시 과방위가 담당하고 있다.
이렇듯 미래 먹거리와 직결되고 시대 변화에 민감한 분야를 다루는 과방위에선 누가 일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다른 의원도 탐내는 나연준 보좌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실 나연준 보좌관. 장진영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실에서 근무하는 나연준(42) 보좌관(4급)은 정치권에서 글쓰기 실력으로 제법 유명하다. 뉴스 헤드라인으로 뽑기 딱 좋은 메시지를 잘 써서 출입 기자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자자하다. 지난해 4월 권성동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된 직후 그가 의원실에 합류하자 권 의원의 소셜미디어에는 갑자기 ‘찰진 표현’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일부 의원은 “권성동 의원이 보좌관 덕을 본다”며 나 보좌관을 탐냈다.
지금은 보수 진영, 그것도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권 의원실에서 일하는 나 보좌관이지만 과거 그는 진보 진영에서 적극 활동했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를 “20대 내내 보수 진영에 맞선 좌익 출신”이라고 소개한다. 중앙대 재학 중 민주노동당 당원으로 가입한 그는 20대를 진보계열 정당 당원으로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