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반시장 반기업 부추기는 MBC, KBS 뉴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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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의 TV뉴스가 반(反)시장.반기업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반시장적 뉴스가 친(親)시장적 뉴스보다 MBC는 무려 세 배나 많았고, KBS는 두 배, SBS는 1.6배였다.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은 개방을 부정적으로 여기는 뉴스가 많았다고 한다.

이번 조사를 한 경희대 안재욱 교수는 "반시장적 뉴스가 많은 것은 온정주의와 평등주의 사고, 부자에 대한 질시, 반외국자본 정서 등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송사가 시장경제 원리나 기업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도 했다. 방송사가 의도를 갖고 이런 뉴스를 내보냈거나, 아니면 무지의 소치라는 얘기다. 의도적인 것이라면 반기업적인 이 정부에 코드를 맞추기 위한 것이고, 무지의 결과라면 방송의 장래가 암담하다. 어느 쪽이든 큰 문제다.

비단 방송뿐 아니라 학교에서는 '시장은 물질적이고, 비정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의 경제교과서를 가르치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하긴 정부조차 시장에 대해 '승자독식의 카지노 경제'라고 평가하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 결과 은연중에 시장과 기업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 '시장경제 때문에 가난하게 산다'거나 '기업은 노동력을 착취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시장과 기업을 죄악시하는 것이 바로 사회주의다.

이런 풍토에서 창의적인 기업가 정신이 살아날 리 없고, 기회만 닿으면 해외로 나가려는 기업이 늘 수밖에 없다. 실제로 올 상반기 해외투자는 28억 달러로 지난해의 두 배에 달했다. 그만큼 일자리가 줄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가격이 결정되는 시장경제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많은 국가가 보다 잘 살기 위해 선택한 그나마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시장경제 원리나 기업의 역할을 부정해서는 글로벌 경제 시대에 설 땅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