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북한 사설

북핵 위기로 더욱 중요해진 한·미 FTA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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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4차 본협상이 오늘부터 4일간 제주에서 열린다. 이번 협상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되고, 한.미 동맹의 균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열린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우리는 한.미 FTA 체결이 그 자체로 경제적 효과가 크거니와 양국의 경제적 결속을 통해 한.미 동맹을 공고히 하는 효과도 작지 않다는 점을 누차 강조해 왔다. 북핵 위기가 불거지면서 한.미 FTA의 외교안보적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지난 세 차례의 협상을 통해 기본적인 개방의 윤곽이 잡힌 만큼 이번 회담부터는 분야별.품목별로 보다 구체적인 협상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당초 목표대로 연내에 협상을 마무리 지으려면 앞으로 한 번밖에 협상 기회가 남아 있지 않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합의 도출 작업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북핵 위기로 한.미 FTA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해서 협상이 외부적 요인의 영향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협상은 그 자체로 경제적 득실이라는 잣대에 충실하게 따라야지 외부 상황에 따른 고려 때문에 터무니없는 양보나 무리한 요구를 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최선을 다한 협상과 그 결과의 투명한 공개야말로 한.미 FTA 협상 타결의 성공을 보장하는 지름길이다.

특히 이번 협상에 맞춰 제주에 집결한 한.미 FTA 반대 세력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평화적인 방법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기 바란다. 만일 물리적인 협상 저지나 폭력적인 시위로 협상을 방해한다면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지도 못하거니와 명분마저 잃게 될 것이다. 경찰도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통해 협상이 불상사 없이 원만하게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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