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수수료 내다 재미 못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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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주가 지수가 올라도 주식에서 돈 벌었다는 '개미'들을 만나기 쉽지 않은 이유는 뭘까. 12일 우리투자증권은 이에 대한 답으로 소형주 중심의 투기적인 매매 패턴과 지나치게 거래가 잦은 단기매매를 이유로 들었다. 우리투자증권은 특히 "지난해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거래를 하면서 수수료와 거래세 등 거래비용으로 부담한 금액이 6조원을 웃돈다"며 "이는 개인들 주식 보유 금액의 5%에 육박하는 규모"라고 분석했다.

2005년 국내 증시의 연평균 시가총액은 거래소와 코스닥 시장을 합쳐 약 584조원. 이 가운데 개인투자들이 보유한 주식은 전체 시장의 22%인 128조원이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의 총 거래금액은 보유 주식 규모의 14배인 1792조원에 달했다. 주식을 워낙 자주 사고 팔았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지난해 회전율(보유 주식 대비 거래량)은 거래소 시장에서 396%, 코스닥 시장에서 965%를 기록해 각각 시장평균 회전율인 120%와 630%를 크게 웃돌았다.

이렇게 자주 거래를 하다보니 개인들이 지난해 지불한 수수료(0.2% 가정)만 3조5800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증권거래세(0.3%)로 나간 2조7000억원을 합치면, 지난해 개인들이 지출한 총 거래비용은 6조2800억원에 달했다. 이렇게 잦은 매매를 한 개인들의 투자 수익률은 평균을 밑돌았다. 우리투자증권이 자사 고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코스피 지수가 14% 상승하는 동안 자산 대비 수수료 비율이 15% 이상이었던 계좌는 평균 35.78%의 손실이 났다. 수익은 커녕 원금까지 까먹은 것이다. 반면 수수료 비율이 3~5%였던 계좌는 11.4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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