쏜살같이 달려와 농부 물어버린 그놈, 225㎏ 호랑이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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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만주의 한 시골 마을에서 주민이 야생 호랑이의 공격을 받았다.  유튜브 캡처

중국 만주의 한 시골 마을에서 주민이 야생 호랑이의 공격을 받았다. 유튜브 캡처

최근 중국 만주의 한 시골 마을에서 주민이 야생 호랑이의 공격을 받았다. 이 주민은 호랑이가 너무 갑작스럽게 나타나 사고 당시 뭐에 물린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27일 중국 신경보(新京報)에 따르면 헤이룽장성 미산(密山)의 마을 주민 리춘샹(李春香)은 최근 병실 인터뷰에서 “호랑이로부터 공격을 받았을 당시에는 호랑이인 줄 몰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랑이에 물린 뒤 “(인근마을 주민인) 쑹시궈(宋喜國)가 나를 돕기 위해 소리를 지른 뒤에야 비로소 눈앞에 호랑이가 있는 것을 알고 정신이 멍해졌다”고 말했다.

리씨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오전 7~8시쯤 마을로 내려온 호랑이에게 습격당했다. 리씨는 사고 당일 오전 마을에 호랑이가 내려왔다는 소식도 듣지 못한 채 옥수수밭에서 일하던 중이었다.

호랑이 습격을 지켜본 주민이 야생 호랑이를 따돌리고 있다. 유튜브 캡처

호랑이 습격을 지켜본 주민이 야생 호랑이를 따돌리고 있다. 유튜브 캡처

마침 승용차를 몰고 지나던 쑹씨는 호랑이가 사람을 공격하려는 것을 보고 경적을 울리며 밭으로 돌진해 또다른 인명피해를 막았다.

리씨는 병원으로 옮겨진 뒤 크고 작은 상처 5곳이 확인됐지만 다행히 혈관이나 신경 등은 다치지 않았고 어깨 상처 봉합수술을 한 뒤 안정을 취하고 있다.

도망치던 호랑이는 당일 오후 9시께 마취총 5발을 맞은 뒤에야 제압됐다. 조사 결과 호랑이는 2~3살 정도의 수컷으로, 225㎏ 정도 무게에 매우 사나운 성질인 것으로 확인됐다.

야생 호랑이를 막은 쑹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시속 60~70㎞로 운전했는데 호랑이의 속도는 시속 100㎞쯤 되는 것 같이 느껴졌다”면서 “안 되면 호랑이에 한 번 부딪쳐 피하게 해서 쫓아낼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또 “당시 차를 산지 얼마 안 됐지만 차 파손 등은 생각도 못했고, 호랑이를 쫓아내 사람을 구하자는 생각뿐이었다. 지나고 나서 보니 무서웠다”고 밝혔다.

당국은 쑹씨 등 ‘용감한 시민’ 2명에게 ‘정의를 위해 용감히 나섰다’는 영예와 함께 1인당 2만 위안(약 343만원)을 포상했다.

당국은 이 호랑이를 헤이룽장성 무단장(牡丹江)의 사육센터로 옮겨 45일간 격리 관찰과 유전자 검사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완다산 지역에는 4~6마리의 야생 호랑이가 서식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의 야생 호랑이. 중국의 한 마을 주택가에 숨어있다. 유튜브 캡처

문제의 야생 호랑이. 중국의 한 마을 주택가에 숨어있다. 유튜브 캡처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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