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아파트에 걸린 붉은 문구…“죽기 전에 재건축”

중앙일보

입력

서울 목동 아파트 단지에 붉은색 대형 플래카드가 걸렸다. “비가 오면 천장 샌다 네가 와서 살아봐라. 죽기 전에 신축지어 멀쩡한 집 살고 싶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22일 목동 7단지 아파트 1동 외벽에는 재건축 추진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거대한 붉은색 현수막을 내려 있다.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7단지 아파트에 재건축 승인을 요구하는 내용의 대형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뉴스1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7단지 아파트에 재건축 승인을 요구하는 내용의 대형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뉴스1

재건축 추진 단지 주민에 따르면 현수막은 목동7단지 소유주들이 직접 내건 것으로 목동 단지 내 낙후도를 지적하며 안전진단 필요성을 주장하는 차원에서 걸었다. 소방도로가 없어 화재 위험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적힌 대형 현수막도 도로와 면하는 아파트 1동에 걸렸다.

목동 7단지에 현수막이 걸린 배경은 이렇다. 비슷한 시기 입주한 목동6단지(1986년)와 9단지(1987년)의 정밀안전진단 통과 여부가 최근 엇갈렸기 때문이다. 정밀안전진단은 1차로 민간 용역업체에서 수행하며 조건부 통과 결과가 나오면 공공기관(한국건설기술연구원ㆍ한국시설안전공단)에서 2차로 적정성 여부를 검토하는 절차를 밟는다. 목동6단지는 지난 6월 12일 1차 안전진단에서 51.22점(D등급)으로 조건부 통과한 이후 2차에서 54.58점(D등급)으로 최종 통과했다. 하지만 목동9단지는 1차 안전진단을 53.32점(D등급)으로 통과했으나 9월 말 2차 적정성 검토에서 58점대(C등급)로 재건축에 필요한 점수인 55점 이하를 받지 못했다.

목동 재건축은 지난 7월말 지구단위계획 수립에 필요한 교통영향평가가 통과되면서 문제없이 진행되는 형국이었지만 9단지 결과 이후 향방이 불투명해진 상태다. 목동5ㆍ11ㆍ13단지는 1차 정밀안전진단을 조건부로 통과해 현재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받고 있다. 나머지 9개 단지 모두 민간업체의 1차 정밀안전진단 용역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대형 현수막을 내건 목동7단지의 1차 안전진단 결과는 11월 중순께 나올 예정이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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