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아주 좋아해"…키움 러셀, 벌써 한국 생활 적응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에 새로 온 외국인 타자 에디슨 러셀(26·미국)이 벌써 한국 생활에 적응했다.

16일 서울 고척돔 인터뷰실에서 취재진과 화상인터뷰를 하고 있는 러셀. 박소영 기자

16일 서울 고척돔 인터뷰실에서 취재진과 화상인터뷰를 하고 있는 러셀. 박소영 기자

지난 8일 미국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러셀은 경기도 양평 한 펜션에서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 러셀은 16일 화상 통화로 자신의 근황을 소개했다. 그는 "시차 적응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면서 "오전 8시에 기상 후 오전에는 웨이트트레이닝, 오후에는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뷰 중 인상적인 대목은 음식에 벌써 적응했다는 이야기였다. 러셀은 "자가격리 중 다양한 한국 음식을 먹어보고 있는데, 김치볶음밥이 가장 맛있다. 고추장이 정말 좋다. 그런데 마늘은 싫다"며 웃었다. 고추장은 한국어로 말했다.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에 오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음식이다. 한국 음식에 유독 매운 맛이 많기 때문이다. 2018~19시즌에 SK 와이번스에서 뛰었던 투수 앙헬 산체스는 매운 음식에 적응하지 못해 체중이 심하게 빠져 구속이 떨어지며 고생했다.

손혁 키움 감독은 "우리 선수들도 미국에 가서 햄버거만 먹으면 매운 음식이 생각나지 않나"면서 "외국인 선수에게 음식은 정말 중요하다. 음식을 못 먹으면 체력이 떨어지는데, 러셀은 벌써 적응을 잘 하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러셀은 한국 무대에 온 것에 들뜬 모습이 역력했다. 그는 "저녁에 키움 경기를 중계롤 보는데, 팀이 하나로 잘 뭉쳐 있고 선수들이 야구를 즐기는 느낌이었다"면서 "특히 내야수 김하성, 김혜성의 플레이가 인상 깊었다. 얼른 경기에 나가서 내가 맡은 역할을 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러셀은 지난 2018년 10월 전 부인을 상대로 한 가정폭력 혐의에 대해서 입을 열었다. 그는 "과오에 대해서 반성하고 있다. 징계를 받았고,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교육 프로그램도 이수했다. 그 외에 자발적으로 또 다른 치료 프로그램도 이수했다"고 전했다. 러셀은 당시 4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러셀은 "이전에는 강한 남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앞으로는 더 나은 아버지, 더 나은 팀메이트 등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22일까지 자가격리를 하는 러셀은 이후 퓨처스(2군) 리그 1, 2경기에 출전한 후, 1군에 바로 올라올 예정이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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