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때만큼 돈 안 쓴다, 3월 카드 승인액 -4.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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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지난달 신용·체크카드 이용실적이 2005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위축이 카드 실적으로 확인된 셈이다.

코로나로 운수·학원업 최대 타격 #소비자심리지수도 석달째 급락

2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카드 승인금액은 1년 전보다 4.3% 줄었다. 월간 실적이 감소한 것은 2017년 10월(-0.8%)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1분기 전체로는 카드 승인금액이 205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했다.

소비자심리지수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소비자심리지수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업종별로는 운수업과 학원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 운수업의 1분기 카드 승인금액은 39.9% 줄었다. 이동·여행 자제로 항공·철도·고속버스 등의 이용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학원들의 휴업과 각급 학교의 개학 연기에 교육서비스업은 15.2% 감소했다.

도·소매업의 1분기 카드 승인금액은 5.5% 늘었다. 백화점과 할인점은 감소했지만 온라인 쇼핑 수요가 늘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1조9618억원으로 1년 전보다 25.1% 늘었다. 숙박·외식업의 1분기 카드 승인금액은 27조1400억원으로 1년 전(30조5100억원)보다 11% 줄었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석 달 연속 급락했다. 28일 한은에 따르면 4월 CCSI는 전달(78.4)보다 7.6포인트 내린 70.8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2월(67.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CCSI가 100보다 작으면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많다는 의미다. 세부 항목별로 주택가격전망 지수는 96으로 전달보다 16포인트 내렸다. 지난해 5월(93) 이후 가장 낮았다.

장원석·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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