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인한 중국의 사망자가 2000명을 넘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9일 발표에서 18일 하루 136명이 숨져 이제까지 사망자는 모두 2004명이 됐다고 밝혔다.
18일 136명 숨져 전체 사망자 2004명 기록 #코로나 사투가 장기간 격렬하게 전개되며 #문화대혁명 연상시키는 완장 찬 폭력 등장 #마작 즐기는 가정에 들이닥쳐 판 부수고 #산책 나온 반려견, 주인 앞에서 때려 죽여 #마스크 쓰지 않고 조깅하다 격리 14일도
중증 환자가 18일 자정 현재 1만1977명이나 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치료받는 확진 환자가 5만 7805명으로 전날보다 211명 감소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현재 치료를 받는 환자 수가 줄어든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신규 의심 환자 수도 계속 떨어져 코로나 확산이 둔화하고 있다는 걸 말한다. 그러나 생명이 위독한 중증 환자가 1만2000명 가까이나 돼 이들을 구하기 위한 사투는 한동안 더 계속될 전망이다.
문제는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는 역병과의 싸움이 장기간에 걸쳐 격렬하게 펼쳐지면서 일부 지역에선 비이성적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문화대혁명 시대를 연상시키는 폭력이 신종 코로나 저지의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소셜미디어 계정인 샤커다오(俠客島)는 18일 ‘방역의 깃발 아래 이래도 되나’라는 제하의 글을 게재했다. 붉은 완장을 찬 이들이 단속을 구실로 상식을 뛰어넘는 행태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그 현장 몇 군데를 들여다본다.
≠장면 1
한 가족 세 명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마작을 즐긴다. 갑자기 붉은 완장의 사람이 들이닥쳐 마작 테이블을 내리치며 판을 뒤엎는다. 분개한 젊은 아들이 일어나 완장 찬 이를 향해 마작 패를 던지며 반격에 나선다.
그러자 문 앞에 있던 여러 붉은 완장을 찬 사람들이 집안으로 밀려들어 순식간에 따귀 세 대를 아들에게 안긴다. 마작 테이블은 이내 뒤집어지고. 아들이 집 밖으로 끌려나가며 소리친다. “집안 식구가 한 테이블에서 밥도 같이 못 먹는가”.
후베이(湖北)성 샤오간(孝感)에서 최근 일어난 일이다.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여러 사람이 모여 마작 놀이 등을 하는 걸 금지했는데 이를 어겼다며 붉은 완장을 찬 이들이 들이닥쳐 벌인 일이다.
≠장면 2
장시(江西)성 펑청(豊城)에선 한 교사가 아무도 없는 단지 안에서 조깅하다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혔다. 이 교사는 중국 호흡기 질병의 최고 권위자로 통하는 중난산(鍾南山)의 말을 들먹이며 해명에 나섰지만, 전혀 통하지 않았다.
“집에서나 인적이 드문 곳에선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고 중난산 원사도 말하지 않았느냐”고 호소했으나 결국 14일의 강제 격리 처분을 받았다. 직장에서도 처벌을 받는 운명에 처했다.
≠장면 3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선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반려견을 데리고 거리에 나와 산보하는 걸 금지했다. 한데 무심코 주인을 따라 밖으로 나온 반려견은 방역 업무를 집행한다는 사람에게 두들겨 맞고 즉사했다.
≠장면 4
우한(武漢)시는 이달 초 급증하는 신종 코로나 환자 수용을 위해 대학교 기숙사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우한상학원(武漢商學院)도 동참하기로 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방학을 맞아 학교로 돌아오지 않는 기숙사 내 학생 물건을 치우는 게 문제가 됐다.
기숙사 방 안에 있는 학생 물품을 그냥 되는 대로 봉지 등에 담아 아래층으로 집어 던졌다. 그 결과 기숙사 건물은 마치 쓰레기장으로 변했고 학생들은 갑작스레 소지품을 잃는 황당한 경우에 처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