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서 잠든 아이 화장실에 뒀다” …구립 육아센터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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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개월 아이 어머니 A씨가 도봉구 홈페이지에서 민원을 제기하며 첨부한 사진. 도봉구는 화장실이 보육실 외부로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모델링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 도봉구 홈페이지]

26개월 아이 어머니 A씨가 도봉구 홈페이지에서 민원을 제기하며 첨부한 사진. 도봉구는 화장실이 보육실 외부로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모델링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 도봉구 홈페이지]

구립 육아종합지원센터 교사가 유모차에서 잠든 유아를 화장실에 뒀다는 민원이 제기돼 구청이 전문기관에 조사를 의뢰했다.

지난해 12월 24일 서울시 도봉구 홈페이지 게시판에 “아이를 화장실에서 보육한 도봉구 육아종합지원센터를 고발한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아이 어머니 A씨는 지난달 18일 오후 1시 10분쯤 시간제 보육을 이용하기 위해 해당 센터를 찾았다.

A씨는 졸린 듯 칭얼대는 아이가 탄 유모차를 교사가 밀며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센터를 떠나 약 2시간 뒤 돌아왔다. 보육실에 아이가 없어 찾던 중 울먹이며 달려온 아이를 데리고 집에 왔다는 A씨는 아이가 저녁에 구토를 하자 다음날 다시 센터에 갔다.

A씨는 “유모차에서 잠든 아이가 화장실에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며 “교사들은 ‘아이가 너무 울어 화장실에 재웠다’는 말을 반복하며 ‘화장실 문에 있는 유리로 한 번씩 확인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청에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말에 센터장은 ‘이전부터 그 장소(의) 사용은 나는 안 된다고 했다’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구청,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조사 의뢰

A씨는 왜 잠을 잘 수 있는 실내의 공간을 사용하지 않았는지, 화장실이 비위생적일 뿐 아니라 보육실 외부에 있어 누군가 들어올 수 있다는 문제를 왜 생각하지 못했는지 화가 난다며 재발 방지책을 요구했다.

도봉구는 지난달 2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건을 인지하고 지난달 24일 서울 성북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조사를 의뢰했다. 센터 측은 당시 센터에 있었던 교사 3명을 면직 결정했다. 도봉구가 승인해야 최종 면직이 결정된다. 구는 조사 결과에 따라 면직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또 도봉구는 화장실이 보육실 외부에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운영 전반을 점검하기 위해 보육실 운영을 한 달 정도 중단하기로 했다. 6~36개월 유아를 위한 이 센터는 시간당 4명 정도를 보육한다. 정원은 6명이다.

도봉구 측은 A씨의 민원 제기에 “센터장과 교사를 전문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라 엄중하게 조치하고 쾌적한 보육환경 조성을 위해 상반기 중 예산 지원을 요청하겠다”며 “아동인권에 대한 감수성 교육, 교사 인성교육 등을 강화하겠다”고 답변했다.

또 “타기관 대체교사 투입으로 보육실을 축소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대체교사에 대한 불안감 확산 등의 문제로 부득이하게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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