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묻지마 폭행범 단번에 제압···이 남성의 정체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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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왼쪽)와 묻지마 폭행범 검거한 총리실 경호팀 소속 이조윤 경장. [사진 연합뉴스·총리실]

이낙연 국무총리(왼쪽)와 묻지마 폭행범 검거한 총리실 경호팀 소속 이조윤 경장. [사진 연합뉴스·총리실]

지난 22일 오전 5시 36분 종로 3가에서 안국역으로 향하던 지하철 3호선 열차. 당시 열차 안에 있던 승객 A씨(48)가 20대 여성 승객이 기분 나쁘게 쳐다본다며 욕설하고 얼굴을 발로 걷어차는 사건이 일어났다. 피해 여성 맞은 편에 앉아있던 한 30대 남성은 여성 승객에게 손짓으로 ‘서로 아는 사이냐’고 물었고, 여성은 울면서 아니라는 뜻으로 고개를 저었다. 이 남성은 A씨를 바로 제압했다.

23일 서울 종로경찰서 등에 따르면 묻지마 폭행범을 현장 검거한 이 남성은 이낙연 국무총리의 수행 경호를 맡은 이조윤(30) 경장이었다. 이 경장은 이날 첫차를 타고 총리공관으로 출근하던 중이었다고 한다.

A씨가 20대 여성 승객을 폭행하는 장면을 본 이 경장은 ‘모르는 사이’라는 여성 승객의 반응에 A씨를 곧바로 여성 승객과 떼어놓고 업어치기를 해서 제압한 뒤 무릎으로 목을 누르며 미란다 원칙을 고지했다고 한다. 이후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 경장은 안국역에서 A씨와 여성 피해자와 함께 내린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이들을 인계했다.

경찰은 A씨를 폭행 혐의로 입건했으며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여성 승객이 자신을 기분 나쁘게 쳐다보고 고개를 돌린 것에 화가 나 폭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05년부터 조울증 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경장은 현재 국무총리공관파견대 수행경호팀 소속으로 다른 팀원 8명과 함께 이 총리를 24시간 밀착 경호하고 있다.

2015년 4월 경찰로 임용된 이 경장은 중부경찰서 광희지구대, 서대문경찰서 연희파출소 등을 거쳐 지난 1월 말부터 수행경호팀 소속이 됐다.

이 경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한민국 경찰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총리님과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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