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V 수 중계 크게 줄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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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한 방송사사가 다른 방송사의 중계화면을 받아 그대로 내보내는 이른바 수 중계가 대폭 줄어든다. MBC의 한 고위간부는 27일『취재원과 방송국의 편의를 위해서 빈번히 활용되고 있는 수 중계 방식이 시청자의 채널 선택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말하고『앞으로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독자적인 중계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중계방송 실무진 및 KBS 관계자와 협의를 거친 뒤 청와대 등 취재대상 기관에 독자적 중계방송을 허용해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수 중계의 대표적인 경우는 청와대에서 열리는 대통령 기사회견.
지금까지는 예외 없이 KBS가 단독으로 실황을 중계하고 이 화면을 MBC가 받아 그대로 내보내봤다.
지난 17일 노태우 대통령의 방미에 앞선 청와대 기자회견도 똑같은 방식이 적용된바 있다.
이같은 관행은 청와대측에서 복수의 방송사가 동시에 중계방송을 실시할 경우 행사준비에 번거로움이 따른다는 이유를 들어 방송사에 협조요청을 해옴으로써 이루어진 것으로 알러졌다.
또 방송사로서도 구태여 청와대측의 요청을 거부할 분위기가 아니었던 데다 비용 및 인원절감 등의 실익이 있어 이를 받아들여 왔다는 것.
많은 관계자들은 청와대를 예외적이고 특수한 취재영역으로 생각하는 것은 비민주적, 관료주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하고 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해온 방송사에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MBC 노동조합은 5공화국 시절의 그릇된 취재관행이 6공화국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청와대 중계방송을 포함한 일체의 수 중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있다.
노조 측은 이의 폐지를 편집권 회복의 차원에서 회사측에 정식으로 요구키로 하고 공정방송협의회의 의제로 상정키로 했다.
MBC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 동안 수 중계가 있을 때마다 이에 항의하는 시청자들의 전화가 빗발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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