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앱으로 만성질환 예방해주는 보건소, 두 배로 늘어난다

중앙일보

입력

모바일 헬스케어 앱 화면. [자료 보건복지부]

모바일 헬스케어 앱 화면. [자료 보건복지부]

회사원 N씨(36)는 최근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 잦은 야근과 술자리가 이어지면서 피로를 견디기 어려웠고 회사 근무에도 지장이 있었다. N씨의 부인인 C씨(32)씨도 남편과 비슷한 시기에 건강 문제를 고민하게 됐다. 전업주부인 그는 임신 당시 급격히 불어났던 몸무게가 출산 후에도 빠지지 않았다. 더군다나 바쁜 육아와 불규칙한 식사가 겹치며 우울증까지 더해졌다.

그러던 중 C씨가 블로그에서 우연히 ‘보건소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 정보를 보고 남편과 함께 지역 보건소를 방문했다. 상담을 받은 이들 부부는 평소 운동ㆍ식생활 기록을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에 입력했고, 보건소에선 이에 맞는 운동법과 식단 등을 다시 앱으로 알려줬다. 서비스 이용 3개월 뒤 건강검사를 받아보니 C씨는 목표치보다 더 많은 ‘다이어트’에 성공하면서 자존감이 높아졌다. N씨도 체중 감량을 통해 혈압도 정상 수준으로 낮췄다. 두 사람은 휴일에도 함께 산책하러 다니는 등 생활습관 개선에도 성공했다.

모바일 헬스케어 참여 보건소 명단. [자료 보건복지부]

모바일 헬스케어 참여 보건소 명단. [자료 보건복지부]

N씨 부부가 참여한 보건소 모바일 헬스케어는 '앱'으로 생활습관 개선, 만성질환 예방ㆍ관리 등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보건복지부는 2년 전부터 시행 중인 이 사업을 2일부터 확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참여 보건소는 전국 34곳인데 이를 두 배 수준인 70곳으로 늘리게 된다. 서비스 이용자 규모도 지난해 4080명에서 두 배 늘어난 8000명이 된다.

모바일 헬스케어 확대에는 수요자의 긍정적 반응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시범사업에 참여한 4080명 중 93.7%(3824명)가 6개월간 중단 없이 꾸준히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의 건강 관리 효과와 만족도도 높은 수준이었다.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올해는 사업 참여 보건소에서 관내 지역 주민이나 직장인에게 서비스 신청을 받는다. 모집인원과 등록 기간은 보건소별 자율에 맡겨진다. 건강검진을 했더니 혈압ㆍ혈당이 높거나 복부 비만으로 나오는 등 만성질환 위험 요인을 1개 이상 갖고 있으면 신청할 수 있다. 연령ㆍ소득 제한은 없지만, 건강 위험요인이 많은 사람이나 취약계층이 우선으로 선정된다.

모바일 헬스케어 참여 보건소 명단. [자료 보건복지부]

모바일 헬스케어 참여 보건소 명단. [자료 보건복지부]

모바일 헬스케어 이용자는 보건소를 먼저 방문해서 상담을 받아야 한다. 맞춤형 건강관리 목표를 설정한 뒤엔 모바일 앱으로 운동ㆍ식사 등 생활습관 개선 목표를 이행하기 위한 관리에 나선다. 보건소 전담팀이 건강ㆍ운동ㆍ영양 등에 대한 전문 상담도 주 1회씩 24주간 제공한다. 특히 올해는 건강 개선에 적극적인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심뇌혈관질환 위험도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추가됐다.

이재용 복지부 건강정책과장은 "보건소 모바일 헬스케어는 지난 2년간 만성질환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개선, 위험 요소 감소 등에 효과가 검증된 수요자 맞춤형 사업이다. 보다 많은 국민에게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사업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